“리모델링, 내진보강대책 부합… 노후건축물 新 가치창출 첩경”
“리모델링, 내진보강대책 부합… 노후건축물 新 가치창출 첩경”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7.11.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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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협회,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 활성화 세미나’서 해법 모색

포항 지진발생 후 소규모 주택 내진보강대책 마련 시급
내진보강 리모델링 활용 노후건축물․도시재생 등 신 모델 제시
정진학 회장 “도시재생사업에 리모델링사업 연계… 새 모델 창출 필요”

▲ 한국리모델링협회가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 활성화 세미나’에서 정진학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최근 포항 지진발생으로 소규모 주택에 대한 내진보강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내진보강을 강조하는 리모델링이 대책에 부합, 내진보강 리모델링이 노후건축물 새로운 가치창출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회장 정진학)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 활성화 세미나’에서 리모델링의 우수성을 강조, 대한민국 건축물 노후화 해결을 위한 리모델링 활용방법을 제시했다.

‘노후 건축물의 신 가치창출, 리모델링에서 길을 찾다’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LH토지주택대학교 윤영호 교수와 MBC 러브하우스로 유명한 양진석 건축가가 각각 ‘노후 건축물 중심의 리모델링&인테리어 시장전망과 활성화’와 ‘시간성을 가진 가치 창출, 리모델링-결국 형태가 아니라 스토리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리모델링협회 정진학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리모델링은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인테리어부터 수평․수직증축에 이르기까지 기존 건물의 물리적 성능은 물론 사회적 성능을 개선시키는 모든 건축 행위를 아우르는 것으로 낡은 공장과 창고들의 기존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드를 살려 리모델링한 성수동이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건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 세미나가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건축과 리모델링의 역할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최근 포항 지진으로 강도 높은 내진보강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신축으로 발생되는 문제점 해소를 위해 노후건축물에 대한 내진보강 리모델링이 노후 보강 대책으로 기대가 크다”며 “단순히 파괴하고 건설하는 건축문화가 아닌 리모델링을 통한 새로운 주거환경 문화 제시가 요구, 리모델링의 제대로 된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현재 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을 확대, 국민의 삶의 질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같은 도시재생사업에 리모델링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도시재생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어 이또한 연구노력돼야 한다”며 “국내 리모델링, 인테리어 시장은 지난 2000년 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4조8,000억원으로 지속성장하며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올바른 리모델링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건축물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말 기준 준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은 전국 254만3,217동으로 전체(705만4,733동)의 36.0%에 이른다. 인구의 노령화만 심각한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노후화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주제발표 요약내용이다.

■노후건축물 중심의 리모델링 & 인테리어 시장 전망과 활성화 
  - LH토지주택대학교 윤영호 교수

“리모델링, 사업모델 확장… 다양한 유지보수서비스 제공
리모델링, 새로운 도시재생사업 모델 연계 바람직”

 

리모델링(Remodeling)은 관련법에서 건축물 노후화를 억제하면서 기능향상 등을 위해 대수선, 또는 일부 증축하는 행위를 말한다. Ehgs 기존 건축물의 노후화를 억제하고 기능적․사회적 수명연장으로 유지․보수․개수라는 세가지 개념으로 정의하거나 건축물의 유지, 보수, 증․개축, 대수선 등을 포함하는 광의로 정의하기도 한다.

인테리어는 민간에서 홈쇼핑 등을 통해 적극 마케팅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수선유지서비스가 부재이고 특히 고객 맞춤형 집수리와 관련된 금융지원, 시공업체, 셀프 집수리, 찾아가는 맞춤형 견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정보체계가필요한 시점이다.

집수선 지식포털측면에서 보면 장기수선모델 정보제공, 금융융자, 셀프 집수선 방법 및 교육지원 등이 있을 수 있고 수선비용 견적서비스 측면에서는 고객이 수선비용 견적시 그린리모델링 지원, 집주인리모델링 지원, 지자체 지원금 등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거복지 토탈 견적서비스 제공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고객이 수선보수가 필요한 주택부위, 면적 등을 시스템에 올리면 시공사업자가 비교견적 서비스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사업모델로 확장가능성이 있는 시점에서 한번 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주거서비스 다양화 요구에 선제적 대응,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요창출 효과발생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지진발생으로 소규모 주택에 대한 내진보강에 대책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향후 내진보강 리모델링 사업 확장성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후화된 개별주택 수선유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도시재생업 모델과 연계도 필연적이라 볼 수 있다.

리모델링 설계 관련 특성을 살펴보면 우선 사전조사 단계로 발주도면이 준공도면으로 돼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실측 후에도 각 부위 규모, 위치가 달라 설계변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선이력 미흡, 노후화 진단기술 낙후 등의 이유로 공사범위 및 공사방법 채택이 난이하고 건물성능 리모델링을 전후해 종합적 판단기준이 미흡해 성능향상에 대한 정략적 제시가 어렵다.

둘째, 기본계획수립단계에서는 리모델링 기본방향 설정 시 수선, 대체, 범위 설정이 중요하고 각각의 부재에 대한 수명차이가 달라 부수적 수선부위를 포함해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건축물의 해체 및 철거 범위 또한 명확히 설정해 공정의 원활화를 기해야 한다.

셋째, 설계 및 견적단계에서는 건축, 토목, 설비, 전기 등 공종간 협의를 통해 설계단계에 반영해야 하고 철거도작성의 기준을 수립해 시공가능한 설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입찰 및 계약단게에서는 리모델링 공사가 예측불능 공사가 많으므로 빈번한 설계변경을 고려해야 하고 공사의 특성상 계약금액조정 등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유연한 계약이 요구된다.

다섯째, 공사계획 및 시공단계에서는 도면에 없거나 육안판별이 곤란한 부위는 착공 전 주요부위를 일부 해체해 시공사태에 대한 확인 필요하다. 공사 시행착오 최소를 위해 주요부위 시공 상세도 작성과 더불어 실측을 철저히해야 하며, 교환 설치 대상 부위의 노후화 조사도 철저히 해야 공사기간 지연 및 공사비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리모델링 공사 관련 특성을 살펴보면 우선 정형화된 공사계획 모델이 없기 때문에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공사 중에 공사기간과 공사비 초과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운영시설에 대한 정보부족, 공간적 제약, 입주자 안정과 보건유지, 사용자를 비롯한 다수의 이해당사자들과 예상치 못한 현장조건과 작업범위 변경으로 인해 설계 및 입찰단계보다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초과할 수 있다.

셋째, 기능을 유지하며 공사 수행시 돌출공사 빈발로 예상할 수 없는 공사빌생이 빈발한다.

넷째, 조사․진단에서 공사계획이 기존 건물에 기초하므로 조사․진단은 매우 중요하며, 조사․진단 겨과는 설계와 공사수행계획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단계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다양한 공사수행으로 입주자 이주문제와 시설 사용여부 등을 고려해 공사를 수행해야 하며 야간공사, 이주, 재이주를 각 실별 또는 층별로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재실자가 있는 주간공사에는 근무환경 유지에 유의해야 하고 기능유지를 위해 전기와 설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신축공사보다 훨씬 복잡하고 물리적 작업 증가와 관련 외부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체계다. 그밖에도 잦은 설계변경, 난해한 철거공사, 당초 도면과 다르게 사용자들에 의해 변경된 부분이 많고 이력카드도 없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 시설의 운영과 공사일정 충돌시 작업대기로 공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특성이 있다.

이제는 노후 건축물은 노후 불량건축물로 무조건 간주해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명을 연장하고 시대적 요구에 맞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와 설비, 마감을 바꿔 건축물의 가치를 상승시켜주고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의 역할 일 것이다. 이제는 범국민적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의식을 함양하면서 건설산업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시간성을 가진 가치 창출, 리모델링-결국 형태가 아니라 스토리다(국내외 건축드렌드 변화) - (주)와이그룹 양진석 대표이사

“국내 리모델링, 장식․환경개선 초점… 인식 전환돼야
리모델링, 새로운 가치창조… 형태가 아닌 스토리다”

 

리모델링은 국내에서는 아직도 산업 초기단계로, 새로운 가치생산이라기 보다는 장식이나 환경개선의 초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축 이상으로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경제성 논리와 기능개선, 디자인 완성도까지 갖춰야 함은 물론 새로운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부가해야 하는 과제다. 즉 리모델링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건축적인 고민을 더 한다면 신축 이상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리모델링의 새로운 사례들은 사회를 반영하고 과거 산업적 유산을 계승하는 것 뿐만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컨텐츠를 만들어서 재생시킨 ‘취리히웨스트’의 변화는 ‘실용’을 중시하는 스위스의 국민성이 낳은 최고의 도심재생 사례이자 리모델링의 좋은 사례다.

‘재활용’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소박한 상징물이 탄생했고, 자연스럽게 유명세로 이어지고 있다.

재활용 수준을 넘어 디자인 등을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을 건축에 적용한 사례로는 런던 ‘브릭레인’을 들 수 있다. 벽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건축 마감재로 자주 사용돼 온 근대건축의 산물이다. 벽돌 건축의 특징은 세월의 흔적을 많이 느낄 수 있다. ‘브릭레인’은 역사성을 지닌 건물과 현재적인 감성으로 변신한 내부, 그 안에 녹아있는 흥미로운 컨텐츠가 결합됐다. 오래된 벽돌공장과 양조장터는 예술의 힘을 입어 런던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용도를 다한 산업시설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다양한 외국사례처럼 국내에도 다양한 시도와 결과물이 탄생되고 있다. ‘윤동주문학관’에서 이소진 건축가는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2개의 물탱크를 우연히 발견해 전시장으로 이용했다. 남았있는 세월의 흔적과 옛날 설비시설의 독특한 구조 그 자체로 인상적이고 감동을 준다. 결국 전시물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건축과 공간의 힘으로 전달하는 스토리가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국내 리모델링 건축을 통해 증명한 셈이다.

다음 사례는 건축가로서 직접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메시지를 전달해 본다.

첫 번째 사례로 JS코퍼레이션 사옥이다. 국내 잘 알려져 있는 않은 패션기업으로 생산품 전량 수출하는 기업으로, 외국패션기업을 인수하기도 한 건실한 중견기업이다. 최근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오피스텔과 오피스가 복합돼 있는 빌딩을 오피스로 용도 변환해 건물 전체를 사옥 용도로 활용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경제적 조거늘 비롯한 여러 가지 이슈로 신축 대신 골조만 남긴 채 전체를 변경하는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했다. JS코퍼레이션 사옥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환경개선 수준을 넘어선 건축 개념 구현에 접근했으며 신축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의 켜를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 증가 등 기능적인 개선도 포함시켰다. 결국 숫자 계산으로만 되는 면적 이전의 숨겨진 가치를 찾는 작업이 중요한 테마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사례로, 넵스 사옥 겸 전시장이다. 넵스는 디자인 철학이 명확한 국내 기업이다. 1984년 준공된 건물로 도산대로 변의 30년 치장콘크리트 외관을 가진 오래된 건물로 본사가 이전함에 따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외관에서부터 전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치장콘크리트 외관은 지금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었고 도산대로 변에 이같은 건물은 꼭 그대로 존치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건축주의 설득을 통해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보장된 1층 은행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층 전시장과 고층 오피스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라갔지만 어디에도 없는 가구회사의 전형을 만들기 위해 사무공간과 전시장을 융합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세 번째 사례로, 워커힐호텔 명월관은 고건축의 구조를 보강하면서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진행해 매출이 흑자로 돌아선 성공적인 매장이다. 리모델링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한 것이 한국적인 것의 재해석이었다. 한국의 전통을 디자인으로 승화해 기와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천장을 장식했다. 객장 전체를 하나의 큰 전통 주택으로 해석했고 고기집이라는 특성상 설비가 가장 중요한 반면 디자인의 큰 틀 속에서 승화시켜야 했다.

리모델링이라는 것은 시간성을 가진 형태와 공간을 개선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옛 것을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의미도 있다.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현대적인 소재로 마감한 건축만이 리모델링의 명품 건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깍아 날 서 있는 대리서긍로 뒤덮인 건축보다 낡고 닳은 옛날 건축들이 훨씬 더 인간미가 느껴지고 스토리와 철학이 있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리모델링은 형태가 아니라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