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록 환경칼럼] 문화재가 진동에 안전한 지 뒤돌아보자
[정일록 환경칼럼] 문화재가 진동에 안전한 지 뒤돌아보자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7.11.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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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 정일록

[정일록 환경칼럼]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 정일록

문화재가 진동에 안전한 지 뒤돌아보자

 

오래된 석조나 목조 문화재 등은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및 인위적 요인 등으로 훼손된다.

 

특히, 이들은 인위적 요인인 진동에도 민감하다.

문화재 등에 작용하는 진동은 도로ㆍ공장 등의 운영에 따른 연속진동과 공사 중의 발파 및 중장비의 사용 등으로 발생한 간헐진동이 지반으로 전달되는 것과 항공기의 폭음 등에 의한 공기압이 전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플랫폼에서 KTX 등의 열차가 지나갈 때나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도로변에서 진동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고, 젯트기의 폭음으로 창호(窓戶)가 흔들리는 현상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이 대표적인 지반과 공기에 의한 진동의 전달현상이다. 마찬가지로 문화재에도 똑 같은 현상으로 진동이 전달되며 이로 인한 영향으로 훼손될 수 있다.

 문화재나 오래된 건축물 등의 훼손에 미치는 진동영향은 진동수가 낮을수록 크고, 진동이 수직방향보다 수평방향으로 흔들릴 때 크며, 간헐진동보다는 연속진동일 때 크다.

진동에 의한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된 건설공사나 열차 등에 의한 지반진동과 비행기 소음에 의한 공기진동에 대한 관리치의 국내외 사례를 진동속도의 피크치(PPV)로 나타내면 다음 표와 같다.

< 표 : 문화재, 오래된 건축물 등의 진동 가이드라인>

진동속도

(PPV, mm/s)

보호 대상 문화재 등

비고

0.1

미국 : 건설공사시 호번위프 유적지 관리치

느끼지 못함

0.2

그리스 : 아테네 유적지, 박물관 지역의 지하철운영 관리치

그리스 : 테싸로니키 유적지의 지하철공사 관리치

중국 유물관리국 : 시안 종루 및 성벽(수평진동: 0.15~0.2)

겨우 느낌

1.3

미국 : 유타주 롱하우스 유물의 비행소음의 진동관리치

강하게 느낌

2.0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청 : 문화재류 권장치

미국 : 차코캐년, 푸에블로그란데 유적지 관리치

한국 : 지하철 1호선 공사 시의 동대문 구간 관리치

※ 기념물, 유적지 등의 관리치로 많이 설정됨

3.0

독일(DIN 4150) : 단기간/기초 (장기간 : 2.5/최상층)

스위스 : 간헐진동(도로, 공장 등의 연속 진동 : 1.5)

 공사 시의 진동과 관련해서 호번위프국립천연기념물은 사람이 겨우 느끼는 수준인 0.1 mm/s로 정했다. 이 관리치는 훼손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보다는 만약을 대비한 것이다.

차코캐년 유적지나 동대문 구간 지하철 공사 시에는 2mm/s로 관리했다. 아테네는 지하철이 유적지를 통과할 때 0.2mm/s로, 롱하우스는 비행기소음에 의한 진동을 1.3mm/s로 관리하고 있다.

진동 관리치가 서로 상이한 것은 문화재나 유적지 등의 가치와 상태 및 내구성, 문화적 관심의 정도, 만일에 대한 대비 등에 따른 것으로 생각한다.

공사 중의 덤프트럭이나 불도져, 굴삭기의 진동속도(PPV)는 대체적으로 5m 거리에서 2mm/s, 50m에서 0.1mm/s 정도며, 열차의 진동 수준도 이 범위에 속한다.

물론, 진동의 수준은 건설기계 종류나 투입대수, 지반의 특성 등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화재에 대해 적정한 진동 관리치를 설정하여 열차 등의 운용에 따라 안전하게 보존되는 지를 평가하고 건설공사 시에 이를 준수토록 하는 등 문화재 안전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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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록 주요약력.

환경 전체 분쟁 중 소음·진동민원이 85%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문제해결 및

대책마련이 요구됨에 따라 본지는 '정일록의 환경칼럼'을 연재한다.

현재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일록(공학박사·소음진동기술사) 회장은 국내 최고의 소음·진동전문가다.

 동국대 전기공학과 졸업후 제14회 기술고시(전기직)에 합격, 제24회 기술사 전체 수석 합격에 이어 국립환경과학원 소음진동연구과장, 교통공해연소장, 환경진단연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가 소음진동 정책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동안 소음진동학, 소음진동 이론과 실무 등의 저서를 출간해 후학들의 배움의 길을 여는 데도 일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