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한상 갑을건설 대표이사 "해외건설시장 공략, '해법' 찾는다"
[인터뷰] 박한상 갑을건설 대표이사 "해외건설시장 공략, '해법' 찾는다"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1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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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국 대상 EDCF 사업 적극 참여···신성장동력 확보 주력할 터

“기업 경영은 마라톤처럼 철저한 준비와 기다림, 그리고 노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마라톤경영론, 이는 25년 가까이 갑을건설을 이끌고 있는 박한상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이다. 

새로운 한 해의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자, 그는 다시금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대비 SOC 예산 감소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전 거리별 시간 목표와 주행 계획, 페이스 조절 등을 준비하는 마라톤처럼 철저히 사업 구상을 마치고 새해를 맞이하겠다고 강하게 다짐했다.

박 대표는 “활발한 해외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도 사업 구상을 밝혔다. 국내 사업과 함께 해외사업을 통해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갑을건설은 라오스 현지 건설교통부에서 발주했던 ‘GMS 북부도로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토대로 라오스 뿐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등 저개발국에서 진행되는 대외원조개발(EDCF)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여기에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중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현지법인과 연계한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각종 대책 등을 발표한 만큼, 내년 주택·건설시장은 결코 녹록지 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은 사업성이 높은 서울 등 한정된 핵심지역에서 진행, 대형 건설사의 독식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소 건설사는 대형사에 밀리는 것이 아닌 아예 수주전에 참가 조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갑을건설, 40년간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일익’
中企 지속 가능 성장 위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 必

무엇보다 박 대표는 정부의 SOC 예산 축소 기조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주택경기 침체에 이어 SOC 물량마저 감소할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며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성실히 사업을 수행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은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갑을건설이 지금까지 써 내려온 결과물에서 비롯됐다. 갑을건설은 지역 중소건설사로, 신뢰와 명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SOC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철도, 도로, 항만, 교량 등 다양한 토목 SOC사업, 쓰레기 소각 및 매립시설 등 환경시설사업과 교육시설, 공공청사 등 여러 공공 건축물을 성실시 수행하며 지역경제 및 국가기반시설 확충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밖에 현재는 서울-문산 고속도로, 신분당선복선전철(용산-강남) 등 민간투자사업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달 15일에는 충남 태안에 위치한 안흥항과 신진도를 잇는 해상인도교 ‘안흥나래교’를 철저한 사업 관리로 당초 계획보다 조기 개통에 성공, 태안군수로부터 표창을 수여받는 등 여러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왔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중견·중소건설업체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역할론’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중소업체가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하기 앞서 정보 부족으로 한 차례 발목이 잡히고, 그 다음에는 해외보증서 발급에 가로 막힌다”며 “중소·중견업체로서는 적극적인 해외건설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사실 주저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중소 건설사들은 낮은 신용도로 인해 해외 발주처가 국내은행의 중복 보증을 요구할 뿐 아니라 과도한 담보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보증발급 수수료도 높은 편이라는 그의 지적이다. 이에 중소중견기업의 해외보증발급에서 정부차원의 실제 효과가 나타날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표는 “내수시장이 위축됨과 동시에 해외에서는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라며 “소액 규모의 사업마저도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증가해 중소·중견기업의 수주비중이 줄어드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시장에 동반진출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발주 방식 중 하나인 ‘지역의무 공동도급 대상공사’를 EDCF 및 KOICA 차관사업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공동수급체 구성을 필수로 해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는 조건을 명문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과 중견·중소업체가 동반성장할 때 비로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활성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