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물관리 일원화' 해외 수주 경쟁력 약화
환경부 '물관리 일원화' 해외 수주 경쟁력 약화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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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보다 규모 큰 ‘수자원' 개발···국가 신뢰도 하락 우려
기재부 "국토부 중심 GIVF에 수자원 개발관련 지원 방안 없다"

▲ 환경부가 수자원 개발 업무를 맡게 될 경우 '해외건설'에서 큰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물관리 일원화’가 해외건설 수주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해외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움직이는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활동에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국토교통부 수자원국 업무를 이관 받으면 ‘단독’으로 해외건설 사업 수주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진 이후부터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업체는 해외 댐, 상·하수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환경부와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환경부 방침에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에 따라 수자원 개발 수주 지원활동'만'을 위해 같은 나라를 두 차례 방문해야 하는 불상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국토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해외건설 수주 지원단’을 운영할 경우, 두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움직이는 행정적 차원의 예산 낭비도 예상된다.
이는 현행 국토부가 도로, 철도, 스마트시티 등 국내 기업의 인프라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활동하는 ‘팀코리아’의 운영 묘미를 반감시키는 대목이다. 

더욱이 건설업계는 해외 발주기관이 수자원 개발에서 국내 개발 주무부처가 아닌 환경관련 부처가 동행하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부처 간 엇박자로 인해 해외철도보다 규모가 큰 ‘수자원(댐,상·하수도)’분야의 수주액이 위축될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를 보면, 올해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업체가 올해 해외에서 수주한 수자원개발사업은 1억 8,635만 달러, 약 2,074억3,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해외철도사업 수주액인 8,888만 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무엇보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국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마련한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GIVF)’에도 해외 수자원개발 사업이 들어올 길이 막히게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참여하는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GIVF)는 국토부 업무에 따라 운영되는 것”으로 “물관리 일원화로 수자원 개발과 관련된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될 경우, 현재로서는 환경부가 펀드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건설·엔지니어링업체가 해외 수자원개발사업의 수주 가능성 여부를 살펴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이 원천 차단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해외 수자원 개발프로젝트는 다른 해외건설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일종의 역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다. 

한편 환경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단계에 불과하고 아직 구체화된 사항이 없다”며 “건설업계에 우려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다. 환경부에도 토목직군이 존재해 개발업무도 충분히 맡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