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사업 참여에 분위기 반전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신도시로 알려진 김포한강신도시의 주택사업 시행사들이 ‘빛좋은 개살구’ 처지다.
금융권의 콧대 높은 눈높이를 맞춰줄 시공사도 적거니와 수도권 사업지임에도 사업성이 나쁘다는 ‘이유 없는 분석’에 1년 가까이 사업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시공사를 구한 한 시행사는 지난 6월 김포한강신도시 동시분양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연기를 거듭해 연말께나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알맹이 빠진 주택사업’으로 시행사는 택지를 매각하는 것보다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사업진행을 택한것 뿐이다.
김포한강신도시 시행사 속사정
(주)미래건설은(Ac-03블록, 85㎡초과) 대우건설과 손잡고 주택사업을 진행한다.
개발팀 김식 팀장은 “대우건설에 거의 모든 사업이익을 주는 조건으로 사업계약을 체결했다”며 “시행사가 물러설 수 있는 마지막까지 양보했기 때문에 사업협력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나마 (주)미래건설은 시행사 중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 사례다.
세한종합건설 계열 시행사 (주)지씨엔은(Ac-15블록, 85㎡초과)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양우건설에 택지를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주)지씨엔은 삽질한번 못해보고 40억을 날렸다.
반면 야심차게 택지를 매입한 양우건설도 수개월간 금융권과 접촉하다 두 손을 들었다. 택지분양 당시 최고의 입지로 주목받았던 Ac-15블록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결국 양우건설은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시공계약을 체결하고 위탁사로 물러앉았다.
최악의 경우는 (주)창보종합건설이다.
창보는(Ac-01블록, 60~85㎡) 쌍용건설과 사업 참여 검토단계에서 조율이 엇갈리며 사업 진행이 답보 상태다. 모델하우스도 짓다 말았다.
지난 23일 타 건설사의 김포사업지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주택사업부 박원구 부장은 “우리도 분양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고 돌아섰다.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의 입장은 이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22일 낙찰 받은 김포한강신도시 Ab-11블록(1730세대, 60~85㎡)과 Ac-15블록이 인접해 있어 현장관리가 효율적이고 사업성이 높아 양우건설과 사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PF가 논의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우미건설, 화성산업, KCC건설, 성우종합건설, (주)한양 등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고, 삼성물산이라는 국내 유수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사업지다.
충분한 사업성과 시장분위기는 ‘사업할만한 단지’라는 평이지만 금융권의 횡포에 힘없는 시행사들은 시공사를 구걸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은행은 기업을 보고 돈을 빌려 준다”고 비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행사 죽이기로 이어지는 작금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