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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리뷰] 영혼 잃어가는 공무원, 그리고 물관리 일원화
김주영 기자  |  kzy@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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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0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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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5호 업무지시인 ‘물관리 일원화’가 ‘영혼 잃은 공무원’을 양상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직자는 정권에 충성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되면 안 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당부했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환경부는 청와대의 물관리 일원화 방침을 전적으로 수용, 하루 속히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관련 업무를 넘겨받아야 한다고 성화다. ‘물관리 일원화’로 수자원 관련 예산과 수자원공사를 확보함에 따른 ‘부처 몸 값’을 높일 기회로 삼고 있다.

환경 파수꾼을 자처하며 개발 사업에서 환경보호를 주장해오던 ‘부처 특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잊은 지 오래다.

국토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내부에서 분출된 목소리는 ‘물관리 일원화, 진정한 성찰을 위한 기자회견’을 했던 국토부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전부다. 오히려 공식적으로는 ‘물관리 일원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있다. 

한쪽은 부처의 본질이 퇴색될 수 있음에도 ‘찬성’을, 한쪽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이 둘 모두 결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부정하고 있다.
개발론자들은 국토부의 움직임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 궁금증은 이달 18일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국회 국토교통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물관리 일원화 8인 협의체 2차 회의 참석에 앞서 국토부노조 관계자에게 전한 귓속말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VIP 지시사항이다. 어쩔 수가 없어요"라고 속삭였다. 마치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니 국토부는 여기에 순종(?)하는 자세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설명이었다. 

이 말은, 즉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아니라 영혼을 잃은 공무원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분명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물관리 일원화’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이들은 환경론자가 주장하는 ‘유럽식 모델’은 한국과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를 지나는 라인강처럼 수질 문제로 인한 국제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오히려 한국에는 미국, 일본처럼 각 정부부처가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고, 물관련 정책 기관이 현안을 조정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목소리를 모은다.
물관리 일원화의 촉매제가 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특정 정부부처에 ‘책임 묻기’ 식으로 벌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숙의민주주의 시대로 진입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관한 국민 의견을 묻고, 이 결정을 따르기로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공론 조사는 국민에게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물관리 일원화 역시 논쟁을 국회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단순히 ‘녹차라떼’로 눈에 보이는 수질 문제만 놓고 봤을 때는 당연히 ‘물관리 일원화’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질, 수량의 중요성, 국토부, 환경부, 산업부, 농림부 등 각 부처의 물 관련 업무를 설명할 기회를 준다면 ‘물관리 일원화’가 아닌 ‘물관리 선진화’ 방안이 분명 제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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