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항공사 정시율 '하위권'···대한항공 109위·아시아나항공 124위 '수모'
국적항공사 정시율 '하위권'···대한항공 109위·아시아나항공 124위 '수모'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10.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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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의원 "국제 수준 맞게 지연 기준 재조정 필요"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정시율.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운항시간이 70분에 불과한 김포-제주 하늘길에서 운항시간에 절반에 가까운 '30분 이상' 늦어야 지연으로 인정되는 기준을 한국 실정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는 국적 항공사들의 정시율이 전 세계 항공사 가운데 하위권을 맴돌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영국의 민간항공정보업체 OAG(Official Airline Guide)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정시율은 전 세계 156개 주요 항공사 중 ▲대한항공 109위 ▲제주항공 116위 ▲아시아나 항공 124위로 타 국적 항공사에 비해 정시성이 매우 낮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발행하는 항공교통서비스보고서의 지연율 기준이 국제 수준보다 관대해 항공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항공정책 수립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OAG는 출·도착 기준 15분 이상을 지연으로 인정해 전 세계 항공사의 정시율을 발표하고 있다. 최신 자료인 9월 발표분을 보면, 대한항공의 정시율은 68.6%, 아시아나항공의 정시율은 59.9%로 하위권 그룹에 포함됐다.

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나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같은 국제항공기구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시율 기준은 없으나, ICAO는 항공서비스 전 과정(지연·결항 등)의 소비자 보호를 핵심 정책으로 채택하고 각 회원국에게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OAG 월간 보고서의 정시율(분기 단위 평균)과 국토부의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2017년 2분기 대한항공의 정시율은 71.6%로, 국토부 통계인 92.69%와 21.1%포이트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나 항공의 정시율은 OAG 기준으로는 70.1%이지만 국내 기준은 92.49%로 22.4%p 차이났다.

국토부는 분기마다 항공교통서비스보고서를 발행, 올 2분기 국내선의 지연율이 11.66%로 전년 동기 대비 9.87%p 낮아졌다며 정부의 항공기 지연운항 개선 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화자찬’격 발표를 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 보고서의 지연율 기준은 이·착륙 기준 국내선의 경우 30분, 국제선의 경우 60분 이상 늦어졌을 때를 지연으로 인정하지만 가장 많은 운항편인 김포↔제주의 예정운항시간은 70분으로 29분 지연 도착을 지연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고 주장했다.

이해찬 의원은 현재 국내 지연율 기준이 느슨해 국적 항공사들의 정시율이 국제 수준에 한참 못 미치며, 항공소비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항공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은 “항공기 지연은 항공소비자의 여정에 영향을 미쳐, 여행지에서의 업무수행, 교통편, 숙박 등에 큰 불편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한국 실정에 맞게 지연 기준을 OAG 기준(15분)으로 단축하고, 불가항력의 사유로 지연된 것이 아닐 때 예비기를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