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지난 8월 수도권전철 4호선(안산선) 중앙역. 20대 여성이 투신해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역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담당하는 전국 126곳의 역 가운데 스크린도어 설치 우선순위 11위인 역임에도 스크린도어가 미설치된 상태로 방치됐다.
이처럼 철도공단이 스크린도어 설치 우선순위 기준을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방지 가능했던 승강장 투신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이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2015년 이용객 수, 인명사고 전력, 환승 노선 수, 승강장 형식 등을 고려해 스크린도어 설치 우선순위 기준을 만들었다. 이용객과 사고 발생 건수가 많을수록 스크린도어를 신속히 설치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박 의원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3만 명을 넘고 최근 5년간 인명사고가 3건 발생한 안산선 안산역이 1순위였고, 중앙선 망우역과 경부선 신길역이 각각 2, 3위였다.
하지만 공단은 우선순위를 지키지 않았고, 이는 추락·투신 등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안산선에서만 5건의 투신이 발생, 4명의 사망자를 냈는데 모두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에서 발생했다. 우선순위 11위였던 중앙역에서 2건을 비롯해 상위권에 속하는 초지역(55위)에서 2건, 수리산역(58위)에서 1건 등이다.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순위 안산역 역시 여전히 시공 중이다.
철도공단은 위탁받은 4곳까지 포함해 총 130곳의 역 중 설치가 완료된 44곳을 제외한 86곳에 대해 연내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률은 62%에 불과하고, 내년으로 설치가 넘어가는 역도 5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완수 의원은 “공공기관이 안전에 우선순위를 둔 최초 계획에 따라 이 사업을 진행했더라면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용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안전에 따른 우선순위에 따라 스크린도어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철 승강장 투신·추락사고는 총 179건으로 이중 104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