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희망 ‘해외플랜트’
[사설] 수출희망 ‘해외플랜트’
  • 국토일보
  • 승인 2009.10.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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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식경제부와 해외플랜트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분기당 최대인 160억달러로 종전 최대치인 151억달러(지난해 3분기)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상반기까지 세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주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67%나 감소한 74억달러에 불과했었으나 이후 3분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선 점이다.

그리고 그 배경도 유가 회복과 글로벌 경기침체의 개선 효과에 힘입어 그동안 지연됐던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입찰이 재개된데 기인하고 있어 한층 기대감을 높여준다.

이를 반영하는 실증적 사례로 GCC국가(사우디, 쿠웨이트, UAE, 바레인, 오만,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동에서 대형 오일· 가스, 발전 프로젝트가 잇따라 수주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나 증가한 119억달러(시장점유율 74%)를 기록한 사실이다.

또 아프리카와 아시아도 산업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주 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고무적인 현상을 보였다.

특히 4분기에도 대형 프로젝트의 입찰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주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원화 환율이 경직적으로 움직일 공산이 짙어지면서 벌써부터 우리나라의 향후 수출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해외 플랜트 수주활동의 활기는 그야말로 우리 수출의 희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본란을 통해 여러 번 지적했듯이 해외 플랜트 진흥을 위한 다각적이고 치밀한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다. 해외 플랜트가 수출의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도록 국내적으로 기댈 언덕을 마련해 주자는 의미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조명해 보면 우선 해외 플랜트 수출의 대부분이 국내 플랜트EPC기업(플랜트 설계· 조달· 시공 일괄수행기업)에서 행한 유· 무형의 생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리고 이런 수주의 주역은 7~8개 민간기업의 전문기술인 집단이거나 대형 건설사의 플랜트사업본부 혹은 대형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존재하는 게 실상이라는 점에서 이들 주역들의 애로 사항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 따른다.

예컨대 국제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은행의 보증이 해외에서 일부 통하지 않는 경우라든가 플랜트EPC기업에 대한 악성 루머(은행관리상태의 소문 등)로 수주 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사례 등 세밀한 부문까지 챙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문제없이 인정되던 우리 국책은행 등의 보증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에 휩쓸려 일부 통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몇몇 플랜트EPC기업의 경우 일본기업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있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다.

그런가 하면 국제적 금융위기에 대처키 위해 취해진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주단 협약 조치가 외국 경쟁사들에 의해 마치 은행관리상태에 들어간 것처럼 호도되는 피해와 후유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요청되고도 있다.

결국 이런 불안스런 요인들을 기업들이 해소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풀어줄 이른바 ‘기댈 언덕’이 절실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기야 정부도 이미 해외 플랜트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거나 마련할 예정인 만큼 그 기대는 자못 크다. 그래서 이번에 지경부가 플랜트 업계로부터 지속적인 건의 사항으로 요구돼온 부처내 플랜트 산업을 전담하는 플랜트팀을 신설, 운영키로 한 것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는 여러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관련 정책이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시스템으로 집행됨으로써 플랜트 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고 해외수주 확대 전망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우리 수출의 ‘기댈 언덕’을 허물어 버리지 않으려는 각오와 뒷받침이 올곧게만 마련된다면 해외 건설은 진정한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