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신교통을 위하여
지속가능한 신교통을 위하여
  • 국토일보
  • 승인 2009.10.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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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 현 선 / 성남시청

경전철이란 단어의 기원은 영국을 중심으로 조직된 경전철협회와 북미 경전철 정보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전철이 기존에 지하철이라 불리는 중전철 시스템보다 수송능력이 작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정의의 기원은 미국 대중교통협회(APTA)이며 큰 의미로 사용하기엔 부족한감이 있다.

여러 가지 정의를 종합해 본 결과 겨ㅇ전철은 기존의 노면전차나 트롤리버스 시스템에서 탑승인원 및 차량성능이 향상되고, 필요에 따라 일부구간에 전용주행로를 확보하며, 승강장의 높이가 낮거나 아예 없는 등 신 경향 노면전차로 설명할 수 있다.

필자는 경(Light)이라는 단어가 선로 구조물 차원에서 붙여진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시스템과 비교할 때, 전용구간 비율이 적고, 승강장이나 역사 설치가 용이하므로 확실히 구분되는 특징으로 공사가 가볍다. 공사가 간단하다, 가벼운 구조이다, 건설비가 싸다는 표현으로 시작된 것 같다.

신교통이란 단어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일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흔히 알고 있는 동경의 AGT시스템인 유리카모메의 공식명칭은 동경임해신교통 유리카모메이다. 오사카시와 고베시에는 뉴트램이라고 불리는 AGT시스템이 있으며, 사이타마 신도시교통 이나선의 별명은 뉴셔틀이다.

이처럼 New Transit을 연상케하는 단어들을 일본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러한 신교통 시스템을 경전철과 동일시하지 않으며, 일부 시스템들은 오히려 기존 도시철도로 인식하고 있다.

동경메트로 12호선은 선형유동전동기 시스템을 채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노선 하나로 인식하고 있고, 고무차륜으로 유인 운전하는 삿보르시영 지하철이나 프랑스 파리 1호선에서도 차량시스템의 특징을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인식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수요와 사업성 논리에 근거한 대중교통 공급정책에 따라 더 이상의 대형 또는 중형 도시철도 건설이 어려워졌고, 광역시 및 수도권 주변 중소도시의 규모 증대와 도로교통의 지속적인 혼잡 증가에 따라 신속하고 정시성있는 궤도교통수단의 도입이 돼두되었다. 하지만 철도 교통 수단분담율의 부진 원인으로 꼽는 환승횟수 등의 문제가 철도교통이 외면받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교통수단은 기존의 궤도교통수단과 같은 경향을 유지하면서 그 시스템의기술적 성능, 규모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국내 도입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사업에서 나타났던 몇가지 문제들을 답습하고 있어 신교통수단의 묘미가 퇴색됨으로서 이미지 제고가 어려운 사례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기존 노선과의 직통운행 불가에 따른 횟수 증가 및 추가 요금 징수이다. 물론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에도 직통운행은 그리 많지 않으며, 오히려 과거 노선들이 타 노선과의 직격운행에 있어서 더욱 적극적인 편이었다.

시얼 1호선은 수도권광역전철과 직통운행 하였으며, 이후 건설된 3ㆍ4호선 역시 일산선, 과천선, 안산선과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면서까지 직통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7호선 부천구간과 같은 몇몇 노선의 일부구간이 연장 되었을 뿐 도시철도와 광역기능을 하는 철도와의 직통운행 시도는 전무하다.

둘째로 환승 횟수 및 환승거리 인데 서울의 경우 1기 노선(1234호)과 2기 노선(5678호)이 만나는 경우 환승 거리가 가장 길며, 2기 노선간에는 군자, 천호, 복정 등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 환승역 사례도 많이 있다.

하지만 환승거리가 긴 문제들이 경전철 사업에서 다시 보여지고 있고, 환승거리 보다 노선 선정에 있어 조금만 신경쓰면 큰 네트워크 효과가 있을만한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서울에서 착공한 우이-신설선에 대해 신설동역에서 왕십리역까지의 짧은 구간을 추가 연장하면 왕십리역에서의 남북축간 네트워크가 완성되면서 이용객의 편의차원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전철이 기존 도시철도와 다른 특별한 수단이라는 오해에서 파생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은 경전철과 도시철도가 직통운행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도심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광역철도와 도시 내 접근과 이동을 돕는 도시철도로서의 노면전차를 응용하여 트램-트레인이라는 시스템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차량 내부 바닥면을 낮추고, 대차의 성능을 증가시켜 교외에서는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 도시 내에서는 기존 노면전차와 같은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환승을 줄여 이용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을 사례로 비슷한 방법을 적용해보겠다. 수도권 인근에서 서울권역으로의 출퇴근이 주 용도인 지자체 도시철도 사업의 차량을 표준궤 철제차륜으로 하고, 기존의 광역철도 또는 서울의 도시철도 노선과 직통운행 가능하게 한다면 환승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차량의 크기, 사용전력, 신호시스템, 출입문 위치 등 시스템이 상이한 점이 많아 직통운행에 필요한 추가 시설이 더 복잡할 수도 있겠지만 직통 또는 환승되는 역에서 기존 중전철 차량에 분리ㆍ결합하여 자력운행이 아닌 파견인 운행하도록 하면 전력이나 신호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철도만아 가지고 있는 운영 기술의 효과를 신교통수단에 도입함으로서 기존 노선은 수요증가 및 수송능력이 증가하고, 빈도 높은 운행횟수 제공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며, 경전철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