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 높은 낙찰률 불구 협력업체 저가 수주 논란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 높은 낙찰률 불구 협력업체 저가 수주 논란
  • 우호식 기자
  • 승인 2017.08.29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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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전문가, 추진코(Launching Nose) 횡방향 좌굴 '붕괴 원인' 지목

▲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 현장 모습.

[국토일보 우호식 기자] 지난 26일 평택시가 발주하고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공사(2공구) 평택 국제대교 상판 붕괴사고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의 저가 수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부실 시공에 의한 인재로 의심되는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잘못이 드러나면 책임자 및 관계자에 대한 엄중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공사(2공구)는 지난 2013년 조달청이 턴키 방식으로 입찰하고 2013년 1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찰이 진행됐다. 당시 공사 추정금액은 1,400억 원.

이때 공사를 수주한 대림산업은 1,315억 원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투찰했다. 특히 경쟁사인 경남기업은 130억 원 낮은 1,184억 원을 써내 공사 비용 측면에서 대림산업(97%)보다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설계점수에서 대림산업은 66점을, 경남기업은 59점을 획득하면서, 가격점수와 설계점수를 합계한 심사결과에서 대림산업(93점)은 총점 89점을 얻은 경남기업을 제치고 낙찰됐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높은 가격과 높은 설계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시공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대안 입찰의 문제점과 협력업체의 저가 수주가 이번 사고에서 여실히 드러냈다 지적했다. 

실제로 협력사의 노마진 시공도 논란이다. 평택대교는 ILM공법(육상에서 제작한 상부구조물을 압축장비로 밀어내는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일부 언론의 동영상을 본 교량 설계 전문가들은 추진코(Launching Nose)에서 붕괴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추진코는 상판을 압출하는 과정에서 교각의 앞부분으로 내민 상판의 무게에 의해서 상판이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맨 앞에 설치돼 압출을 도와주는 강재로 만든 가설용 임시 부재다. 이 부재가 횡방향 좌굴로 인한 붕괴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즉, 육상이 아닌 하상에서 건설이 진행되다보니 가설재를 충분하게 사용하지 않은 점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교량설계 엔지니어 한 기술사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붕괴 형상을 보았을 때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추진코의 횡방향 좌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실제 교량시공은 대형시공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건설업체가 시공하는데 최근 몇 년간 상당 수의 전문업체가 문을 닫았고 현재 교량 공종은 가장 어려운 공종인데도 불구하고 이익이 가장 박한 저가공종이 부실시공과 함께 한 원인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최승섭 경실련 국책사업팀 부장은 “되풀이 되고 있는 건설사고에 대해 국토부의 대응이 면피용에 그쳐서는 안되며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철저한 원인규명 및 관계자 처벌은 물론 근본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라고 성토했다.

한편,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철거 및 재시공비, 공기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부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당 협력사의 부도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 방안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