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록 환경칼럼]소음갈등 해결, 신뢰 토대로 전향적인 대책 펼쳐야
[정일록 환경칼럼]소음갈등 해결, 신뢰 토대로 전향적인 대책 펼쳐야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7.08.21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 정일록

[정일록 환경칼럼]

소음갈등 해결, 신뢰 토대로 전향적인 대책 펼쳐야 

최근 들어 소음문제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와 주민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항 주변의 소음문제이며, 이러한 갈등은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

개발과 보전은 환경, 사회ㆍ경제적 비용과 편익을 수반하나 이해 당사자들에게 균형있게 배분되기는 어렵다.

국가 차원에서는 편익이 발생해도 지역 차원에서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같은 지역 안에서도 편익의 수혜자와 비용의 부담자가 다를 수 있다.

이러한 다름이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소음공해 갈등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다.

소음갈등 조정과 관련해 잘 알려진 것은 빈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에 대한 사례로 7년이란 시간이 걸렸으나 성공적인 조정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핵심은 이해당사자 동의하는 중립적인 제3자에게 조정역할을 맡겨, 이해당사자의 대표가 참여하는 조정포럼를 구성하고 꾸준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으면서 갈등을 분석하여 소음대책과 환경기금 조성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

주목할 점은 공항당국이 54dB(A)이상의 지역에 소재한 주택들에 대한 방음대책 등을 수용함으로서 활주로 증설의 갈등은 마무리 됐다.

소음갈등의 당사자들이 소음측면에서 이해할 내용의 하나는 소음수준과 지역사회의 반응이다.

주거지역에서 소음수준에 따른 주민반응의 선진 조사사례를 보면, 실외의 주야간 평균소음도(Ldn)가 60dB(A) 이하일 때는 소음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지는 않으나, 소음수준이 65dB(A)에 이르면 해당 소음이 중요한 이슈의 하나가 된다.

그리고, 소음수준이 70dB(A) 내외가 되면 해당 소음이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가 될 정도로 심각해 지고, 소음수준이 75dB(A) 내외가 되면 해당 소음이 가장 중요한 이슈일 정도로 매우 심각해 진다.

또한, 배경소음과의 관련해서는 임의의 소음이 배경소음도보다 10dB(A) 정도 높으면 광범위하게 불만이 제기되고, 20dB(A) 내외로 높아지면 사회적 반응이 격렬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거지역의 실외 소음도는 55~60dB(A) 수준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는 연차적 저감목표나 방지대책을 공표ㆍ시행하여 주민들에게 믿음을 준다.

한편, 주민들도 항공기나 자동차, 열차 등과 같은 이동 편이성을 제공하는 수단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건강에 크게 영향을 주지않는 소음수준은 수인해야 함도 인식해야 한다.

항공기소음에 대한 소음 관리기준은 나라마다의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고 공항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으나 주요 국가별 주거지역 관리기준의 대강은 다음 표와 같다.

구분

한국

일본

프랑스

미국

독일

관리기준

WECPNL 75~

Lden 57~

Lden 55~

Ldn 65~

낮: Leq 55/60~

소음 경감운항 등, 5 dB 등급에 따라 기존 주택의

방음대책 시행 및 건물신축 허가 등에 제한/금지가 있음

55~: 학교·병원

60~: 주택 방음

※ WECPNL 75는 Lden 62 dB(A)에 상당함

우리나라의 관리기준은 미국과 대동소이하나 일본이나 독일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이 외에 소음피해에 대한 배상의 대법원 판례에서도 일본은 75WECPNL부터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85WECPNL부터 인정하고 있어 그 차이도 크다.

소음갈등의 해결은 소음수준에 대한 영향과 대책의 한계 등을 상호 이해하고, 여유를 갖고 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는 제3의 조정자에게 맡기는 방안도 모색한다. 그리고, 기존 시설에 대해서는 관리기준과 피해배상을 선진화하고 신규 시설에 대한 관리기준은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대책을 검토하는 열린 마음으로 임하길 기대한다.

--------------------------------------------------------------------------------------------------------

정일록 주요약력.

환경 전체 분쟁 중 소음·진동민원이 85%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문제해결 및 대책마련이 요구됨에 따라 본지는 '정일록의 환경칼럼'을 연재한다.

현재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일록(공학박사·소음진동기술사) 회장은 국내 최고의 소음·진동전문가다.

 동국대 전기공학과 졸업후 제14회 기술고시(전기직)에 합격, 제24회 기술사 전체 수석 합격에 이어 국립환경과학원 소음진동연구과장, 교통공해연소장, 환경진단연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가 소음진동 정책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소음진동학, 소음진동 이론과 실무 등의 저서를 출간해 후학들의 배움의 길을 여는 데도 일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