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정부조직 개편 시 공노총과 협의하라”
공노총 “정부조직 개편 시 공노총과 협의하라”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7.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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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월 위원장 "정부 정책, 현장 목소리 경청해야 성공" 강조

▲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25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조직 개편 시 공노총과 협의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연월 위원장은 "정부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성공한다"며 정부조직 개편에 있어 공노총과의 소통을 촉구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위원장 이연월)이 25일 청와대 앞에서 ‘노사 협의 없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20일 통과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노조의 의견 청취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규탄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노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18일 공노총 제4대 출범식에 참석해 “정부조직 개편에 공무원노조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노사 간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조직은 대통령의 국정 비전을 현실화하는 중요 통치수단으로, 과거 정권이 시작될 때마다 조직개편이 단행돼 왔다. 반면 공무원 노동자들의 일터인 조직이 개편되는 문제임에도, 사용자인 정부는 노동자인 공무원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려왔다.

이에 공노총은 “노동자인 공무원들에게 개편의 이유와 목적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논의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정부조직개편은, 방향성 없는 ‘부처 쪼개기’에 그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무분별한 부처 통폐합으로 인한 업무공백과 혼란은 노동자인 공무원만이 아닌, 행정서비스 공백으로 인한 전 국민의 불편을 야기 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연월 위원장은 “정부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성공한다”며 “정부조직 개편 시 공노총과 협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공노총의 정부조직개편 기자회견문 전문.

“노조와의 협의 없는 정부조직개편, 부처를 넘어 국민 생활을 흔든다!”

지난 5월 22일, 정부는 기습적으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 정권이 그랬듯 또 다시 일방적 통보였다. 그리고 7월 20일,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기존 17부 5처 16청인 행정조직은 18부 5처 17청으로 개편됐다.

정부는 이번에도 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아니 목소리를 듣기 위한 형식적 자리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의 일터인 정부조직이 개편되는데, 사용자인 정부는 단 한마디 상의조차 없었다.

국정의 동반자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우리 공무원들은 소통을 강조한 이번 정부는 분명 다를 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정부조직개편에 공무원노조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노사 간 신뢰를 회복하겠다”던 약속은 이번에도 빈 공약(空約)이 됐다.

권력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조직 개편으로 인해, 현장의 공무원들의 저항감과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조직에 대한 철학적 원칙과 방향성에 대한 노사합의 없는 조직개편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또한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에 비전과 방향성이 공유되어야 한다. 노동자인 공무원들에게 개편의 이유와 목적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논의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는 아무 발전 없는 ‘부처 쪼개기’에 그칠 뿐이다.

무분별한 부처 통폐합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혼란은, 노동자인 공무원만의 혼란이 아닌, 행정서비스 공백으로 인한 전 국민의 불편을 야기 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추상적인 정책을 구체화하여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드는 곳, 각 부처는 이를 위해 기능하고 있다.

수 십 년간 정책을 다뤄온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어떻게 현실적 대책이 나올 것인가? 공무원과도 소통하지 못하는 정부가 어떻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정부조직개편은 행정의 효율성 증진,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필요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첫 시작은 현장을 잘 알고 있는 공무원 노조와의 소통이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