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 20주년] CM 해외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긴급제언
[CM 20주년] CM 해외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긴급제언
  • 국토일보
  • 승인 2017.06.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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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수 부사장 / 토펙엔지어링

“영어?전문분야 능력 제고 필수... 국가 체계적 지원도 시급”

 

■ Communication 능력

CM은 시공과 달리 발주자, 시공사, 설계사 및 그 외 사업관련자(Stake holder)들과의 업무 조율이 매우 중요해 많은 회의가 필요하고, 특히 단장은 그 회의를 주관해야 한다. 회의는 영어로 진행되므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의 영어능력이 필수 요소인 셈이다.

우리나라 일반적인 영어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조기 영어 교육비 지출 세계 1위라고 하는데 성인 영어 실력은 세계 40위 권이라고 한다.

얼마 전 한국설계사가 작성한 해외공사용 도면을 검토한 적이 있는데 기계설비 도면에 ‘Before Digestion’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그리고 같은 도면에 ‘Digest Machine’이라는 용어가 표기돼 있어 기계 담당 임원에게 물었더니 소화전(Fire Hydrant)과 소화기(Fire Extinguisher)를 그렇게 표기 한 거라고 했다. 이게 우리 현실의 일부이고 영어 능력의 일부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영어 이외에도 원만한 Communication을 위해서는 대화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의 60세 전후 기술자들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배운 것은 그저 상관의 지시에 따라 주어진 일을 정해진 기간 내에 빨리 끝내는 것이었고, 그것이 최고의 능력으로 평가됐다. 그것은 한국인의 급한 성격과, 유교적인 문화의 특성과 어울려 국내공사 및 해외공사 공정단축의 장점을 형성했으나 한편 기술자들의 개인 창의성이나 협조를 이끌어 내는 대화의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저 명령하는 데 익숙해졌을 뿐이어서 협조를 이끌어 내는 대화에 미숙하다.

■ 전문성의 미흡

국내 CM전문성은 어느 수준일까? CM의 3대 구성요소를 공정관리, 품질관리, 원가관리라고 한다. CM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위 구성요소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관리를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건설기술자들은 이 부분의 전문성이 미흡하다고 평가된다.

국내 공사에서는 공정관리의 중요성이 덜 인식돼있는데 이는 관공사에서 상세공정표(CPM)를 계약 1주일 후에 제출토록 돼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게 짧은 기간 내에 도면과 시방서 및 내역서를 검토해 자세한 공정표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정관리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환경에서 공정전문가가 제대로 대우받기 어렵고 전문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그로 인해 기술자들이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거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이는 해외공사의 CM수행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품질관리자(감리)나 원가관리자(Cost engineer)도 사회의 인식 및 제도와 관련된 영향으로 전문성을 확보한 기술자가 드물고, 이런 환경은 CM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이런 요소들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기술자가 많지 않은 현실로 다가왔다.

■ 컴퓨터 활용 능력

건설공사 경험을 충분히 쌓은 60대 초 중반의 기술자가 해외CM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컴퓨터 활용 능력인데 의외로 이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가 많다.

내 경험으로는 국내 연령 60대 기술자의 약 70%정도가 컴퓨터에 미숙하고 이 미숙함은 해외CM 수행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다. 이는 우리나라 PC 일반화가 경쟁국에 비해 늦었던 데 가장 큰 원인이 있고, 80년대 후반 컴퓨터라는 것은 사무보조 여직원이나 사용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 능력 대비 과다한 급여

한국인의 급여 수준은 꽤 높은 편이어서 해외CM 입찰에 제안되는 한국인 기술자는 핵심요원에 한하고 하부 직원들은 거의 현지 직원으로 구성된다. 그것은 우리 건축기술자의 급여 수준이 매우 높아 생산성 대비 대외 금액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 한국인 기술자를 파견하는 경우 체재비를 더하면 평균 현지인 기술자의 10배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중동지역 경우에도 우리 급여 수준이 생산성 대비 낮은 게 아니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중동현장에서 영국인 감리(Engineer)들과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해외에서 근무하면 세금이 면제된다고 했다. 영국 근무 시 세금이 40%이니 해외에서 근무하면 2/3를 더 받는 결과가 된다. 우리도 해외 근무 시 세금이 면제된다면 금액 경쟁력에서 조금 나아질 것이다.

건설회사에서 일을 그만두는 연령이 평균 53세라고 알고 있다. 이 중 많은 인력이, 지금도 그렇지만 향후에는 계속 일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인력들이 해외CM에 많이 활용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직 전 상당기간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은 매우 열심히 일을 해서 근면하다고 잘 알려져 있다. 건설에 대한 국내외 경험도 많아 유능한 기술자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자질과 경험이 갖춰져 있으므로 Communication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영어와 대화 능력을 기르고, CM의 주요한 구성요소인 공정관리, 품질관리, 원가관리 및 Claim 관리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우리는 CM해외 진출을 위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개인과 회사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국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