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Ⅰ] 4차 산업혁명 中心에 CM이 있다
[특별기고Ⅰ] 4차 산업혁명 中心에 CM이 있다
  • 국토일보
  • 승인 2017.06.19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종 훈 회장 / 한미글로벌(주)

4차 산업혁명 中心에 CM이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에 건설사업관리제도(CM/PM:Construction Management)가 적용 된지 20년이 됐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입돼 법제화 된지는 21년이 됐다. 공공 및 민간건설프로젝트에 CM이 확산돼 CM방식이 일반화 됐으며, 우리 사회에서 설계․엔지니어링과 시공으로 양분되던 건설산업을 설계(엔지니어링), 시공, CM으로 확대시켜 CM이 건설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수준은 과거 20여 년동안 정부, 학계, 업계가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건설경기 위축 장기화로 위기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과 건설산업의 지식산업화라는 이슈가 위협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지금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상태를 분석해 향후 새로운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CM 20여 년간의 문제점과 현황을 살펴보면 첫째, CM의 도입 및 발전과정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멀다. CM의 발상지인 미국에서는 CM제도가 민간의 필요에 의해서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했고 발전돼 온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6년 건설산업 경쟁력강화를 목적으로 ‘건설업법’을 ‘건설산업기본법’으로 개정하면서 CM을 법제화했고, 2014년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부 개정되면서 정부에서 건설용역업 단일화라는 명분하에CM과 설계, 감리를 ‘건설사업관리(CM)’로 명칭을 통합해 경쟁력 강화가 아닌 통제와 관리의 편의성 강화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둘째, CM발주방식과 용역 대가체계이다. 현재 공공부문의 CM발주방식은 변별력 없는 PQ, 제안서 PT, 외부심사위원의 심사프로세스로 구성돼 있다. 투명성을 위한 위탁행정이나 발주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외부심사위원제도가 로비나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운찰식 입찰제도로 인하여 기술력을 저하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선진국에서는 CM/PM 발주 시 당연히 발주자 책임으로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비리가 들어갈 틈이 없다. 비리를 저지르거나 투명성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강력한 제재가 따르기 때문이다.

용역대가의 문제도 투입 인원은 많은데 인원을 정해놓고 같은 단가로 입찰을 하니 고급 기술력을 보유한 인력을 쓰는 업체는 수주하는 순간부터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해 공공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민간의 경우도 최근 저가 덤핑이 성행하고 있고 허가권자가 감리를 지정하도록 하는 입법이 발의돼 있어 민간 CM시장도 경쟁력이 약화되는 하향평준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셋째, 건설산업 생태계의 붕괴 이다. 설계, 시공 업체 등이 저가수주와 로비 관행으로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가 붕괴돼 많은 건설관련자들이 좌절하고 있는데, CM업체도 이러한 전철을 답습하려 하고 있다.

기술력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에는 소홀히 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악순환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체를 대변할 수 있는 협단체와 학회 등 관련단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지난주 싱가폴에서 열린 맥킨지 주관 GII(Global Infrastructure Initiative) Summit에서는 싱가폴 도시개발/재개발 경험, 스마트시티, 건설금융, 건설방식의 개선, 빅데이터, 3D 프린팅, 일대일로, 건설 Innovation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 됐다. 화두는 전세계 인프라 투자에서 1조6,000억 달러의 절약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고 건설업의 생산성이 제조업의 혁신과 개선에 대비해 1995년에서 2014년까지 20년동안 4.6배나 뒤쳐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인프라 건설에서 제조업적인 시각을 많이 접목하려고 하고 있고, 건설 방식과 혁신을 통해 연간 1조6,000억 달러의 절약을 제시했다. 또한 이색적이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맥킨지가 건설에 깊게 관여하고 있고, 이것은 건설산업에 매우 위협적이지만 기회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초기 계획의 중요성이 강조돼 PCA(Pre-Construction Activities)가 화두로 등장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CM/PM의 성과창출은 시공전 활동이 매우 중요한데 시공전 활동에 약 10% 인력만 투입하게 돼 시공전 CM활동이 제도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현재 감리위주의 CM 용역체계가 구축돼 있는데 이것은 적어도 30% 이상 시공 전 활동에 CM 인력이 투입되는 보수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맥킨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미래는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수반될 것이라는 것과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예측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건설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 CM이 있다.

CM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장 그리고 시장 형성과 운영에 영향을 주는 제도까지 맞물리면서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 구조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이 같은 환경에서 CM이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