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창립 70주년] -⑤ 국토 대동맥 건설 등 경제발전 일익…정주영 공법 ‘화제’
[현대건설 창립 70주년] -⑤ 국토 대동맥 건설 등 경제발전 일익…정주영 공법 ‘화제’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5.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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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은 서산간척사업에서 유조선으로 조류를 막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은 현대건설 폐유조선 전경.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현대건설이 국가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국내 고속도로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당시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 건설 경험을 보유했다. 태국에서 수행한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가 그것이다.

1960년대 후반,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막바지 시기에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전개된 사업은 바로 경부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등 전국의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은 1962년부터 시작된 두 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성장의 성과로 속속 나타나면서 교통 수요 또한 급속도로 증가했다.

현대건설이 주도해 준공한 경부고속도로는 당시 포화상태에 있던 경부선 철도의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수송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면서 국가 대동맥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제는 더욱 힘차게 가속페달을 밟으며 1970년대 쾌속 성장을 구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상상을 초월한 아이디어와 불굴의 의지로 서산간척이라는 대역사를 완수함으로써 우리 국토를 크게 확장시켰다. 서산간척사업은 단 한 뼘이라도 더 국토를 넓혀야 한다는 일념에서 출발한 현대건설의 거대한 도전이었다.

현대건설이 서산간척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중동 건설붐이 절정에 이른 1977년 무렵이었다.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한 곳인 우리나라에서 땅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고, 간척(干拓)은 땅을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당대에 아무리 많은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한번 개척한 땅은 그대로 남아 국토가 되고, 영원한 생산의 원천이 됐다. 여의도의 30배, 남한면적의 1%에 달하는 국토가 새롭게 생겨났다.

간척사업 막바지 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물살이 너무 빨라 방조제 물막이공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은 일단 대형 유조선으로 물 흐름을 막아놓고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흙이나 버력으로 물을 막는 독특한 방법을 제안했다.

검토 끝에 공사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성 또한 충분한 것으로 판명되자 현대건설은 해체 후 고철로 사용하기 위해 울산에 정박시켜 놓고 있던 22만 6000톤급의 유조선을 공사에 이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계획대로 유조선으로 물 흐름을 막은 후 13일 동안 흙과 버력을 쏟아부어 총 6.5km에 이르는 방조제를 완벽하게 축조했다.

훗날 ‘유조선 공법’ 혹은 ‘정주영 공법’으로 불리게 된 이 공법을 통해 현대건설은 280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절감했을 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무려 36개월이나 단축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영국 템스강 하류의 방조제 공사를 맡은 건설사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서산간척사업 외에도 국가 대도약의 기틀을 닦은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의 가동과 함께 국내에서는 서해안개발, 신공항 건설, 고속철도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현대건설은 이들 대형 국책사업을 선두에서 이끌면서 21세기 국가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한강교량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현대건설은 가양ㆍ성산ㆍ양화ㆍ서강ㆍ마포ㆍ한강ㆍ한남ㆍ성수ㆍ잠실ㆍ마곡ㆍ암사대교 등 11개의 한강교량을 건설했다. 또한 풍부한 시공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장대교량 건설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16년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완공했으며, 총연장 36km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Jaber Causeway) 교량과 아프리카 진자 교량, 칠레 차카오(Chacao) 교량 공사를 현재 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25개 원전 중 15개 원전의 시공에 참여했으며, 2009년에 대표시공사로 국내 원전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우리나라를 원전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2008년 전남 울돌목에 시험조류발전소를 설치해 조류발전사업 노하우를 쌓고 있으며, 2013년 ‘조류발전 지지구조 신공법’도 개발했다. 특히 올 초에는 환경관리대행업과 태양광발전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친환경에너지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류발전사업과 풍력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며 "최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업체와 조류발전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발전소 건설과 운영, 기술개발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전북 고창과 부안 앞바다에 시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인 서남해 해상풍력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