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터뷰]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에게 듣는다
[정책 인터뷰]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에게 듣는다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5.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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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산업, 신산업 모델 구축…신성장동력 창출할 터”

[정책 인터뷰]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에게 듣는다
"도로산업, 신산업 모델 구축…신성장동력 창출할 터"

▲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

"국민생명 보호를 위한 선제적 도로 안전체계를 구축하는 데 총 1조 6,000여억 원의 안전예산을 집중 투자합니다"

올해 ‘미래’ ‘경제’ ‘안전’ ‘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 그를 만나 국토부의 올해 주요 도로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 2017년 주요 도로정책 방향은.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국제가전전시회(CES)'는 아주 이색적이었습니다. 모터쇼로 착각할 정도로 전자제품같은 자동차들이 대거 등장하고, 반대로 자동차같은 전자제품도 다수 출품됐습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산업과 제품의 경계가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도로정책에서도 ‘미래도로를 준비하고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도로’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미래', '경제', '안전', '행복'이라는 4가지 큰 방향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공유경제시대 도로, 자율주행자동차·1인차 등 새로운 교통수단 등장을 고려해 2040년 미래도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C-ITS 시범사업을 통해 민간기업과 기술발전과 표준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 2025년까지 전기·수소 충전 및 휴게기능을 융합한 복합 휴게소 20개소 건설을 단계적으로 수행해 친환경 미래사회에 환경을 조성토록 하겠습니다.

다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건설산업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도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 온 도로가 다시 한 번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로산업이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도시·건축 분야의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그간 공공의 영역으로만 인식되던 도로 공간을 민간이 도로 상․하부에 다양한 시설을 조성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동시에 대국민 공모 등을 거쳐 도시, 건축, 주택 등과 융합가능한 신산업 모델을 만들고 신규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여기에 도시부 혼잡완화를 위한 투자를 늘려가고, 신호체계 개선 등 보다 효율적인 수단을 통해 교통혼잡을 해소해나가겠습니다.

한편 도로 안전을 높이고,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교량, 터널과 같은 취약시설 보강을 신속히 완료할 뿐 아니라, 사고가 잦은 위험 구간을 단계적으로 발굴·개선해 교통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 국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도로건설 방향이 있다면.
▲ 국토부는 올해 2조 4,000억 원을 투자해 고속도로, 국도 등 73개 구간 918㎞의 도로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동서방향으로의 이동성 향상을 위한 동홍천-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수도권 내 주요 거점간 접근성 개선을 위한 안양-성남고속도로,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개통과 더불어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시설에 중점 투자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올림픽 기간 중 행사수송 차량만이 통행 할 수 있는 전용차로 지정 등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핵심수송 역할을 담당 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광명-서울, 평택-부여-익산 도로건설사업도 착공해 익산에서 문산으로 이어지는 서부 간선축을 완결 추진하고 새만금-전주 착공으로 새만금 개발사업 박차에 적극 지원토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올 1월과 3월에 각각 부산신항제2배후도로와 인천-김포·부산외곽순환가 개통한 바 있습니다. 연말 부산신항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대도시권 혼잡도 크게 개선되고 부산ㆍ인천의 물류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첨단도로 구축을 위한 역점 사업은.
▲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C-ITS는 지난해 7월부터 대전~세종구간에서 본격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C-ITS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실제 도로에서 검증하고, 관련 기술의 표준화와 성능평가 및 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입니다.

특히 최근 C-ITS가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 기능과 위치 인식 기능을 보완하고, 자율주행의 이동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C-ITS 및 자율주행차 부품업체, S/W 개발업체 등 민간부문에서도 C-ITS의 본격적인 확산에 대비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술규격, 표준 등 관련 기준과 해외 기술동향 정보를 민간과 공유하고 통신기지국, 단말기 등 C-ITS 시범사업 인프라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려 합니다.

동시에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C-ITS 수집정보를 활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미래도로는 C-ITS 인프라와 자율주행 차량이 협력할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이 함께 융·복합돼, 도로를 구성하는 모든 객체가 완전히 연결되고 자동화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미래도로를 실현하기 위해 국토부 도로국은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해 단계별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우선 자율주행차와 비(非) 자율주행차량이 혼재되는 과도기에 도로에서의 혼란을 방지하고 교통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이동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중교통 운영관리 기술, 실제 도로 교통상황 정보 등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분석해 차량들을 효율적으로 관리·제어하고 도로 네트워크를 통합 운영관리하는 기술 등을 개발할 방침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통신, 보안 등 각종 첨단기술을 적용한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단지를 지정하는 등 국내외 유수의 자율주행 관련 업체가 우리나라에서 실증사업을 할 수 있도록 ITS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려고 합니다.

아울러 관련 연구와 국제협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양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업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은.
▲2015년 11월 사업 추진을 발표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업은 총 3개 구간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안성까지는 2022년, 세종까지는 2025년 개통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성남~구리간 22km구간은 지난해 12월 착공한 이후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해 올 3월 한강을 횡단하는 사장교(1,725m) 주탑을 시공하기 위해 필요한 가교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성~성남 49km구간은 일반공사 9개 공구로 발주 예정으로, 올 7월까지 기본․실시 설계를 완료하고, 12월말 착공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세종~안성 58km 구간은 민자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민자적격성조사 등을 거쳐 연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게 됩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첨단 IC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하이웨이, 똑똑한 고속도로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세종 고속도로에는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던 속도 그대로 요금소를 통과해도 자동으로 통행료가 결제되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또한 고속도로의 교통정보, 돌발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레이더검지기, 수집된 정보를 자동차에 전달하는 중계기와 통신 기지국을 설치해서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무인자동차 시대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열어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 민자도로 사업재구조화를 추진 중인 구간과 향후 계획은.
▲ 국토부는 국회 및 지역의 관심이 높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 민자구간의 통행료 인하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이에 사업자가 현재 세부 계획서를 작성 중입니다. 국토부는 연내 해당구간의 통행료가 최대 46%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재정구간 대비 1.5배 수준인 천안-논산, 대구-부산, 서울-춘천, 인천공항, 인천대교 등에 대한 인하 방안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다만 원활한 자금조달 등을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됩니다.

한편 민자도로 전담 감독기구를 설립해 관리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 민자도로 공공성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도로 안전 제고를 위한 정책은.
▲ 국토부는 국민이 도로 안전에 대한 완벽한 대비를 요구하는 만큼 도로 안전을 위한 정책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올해 도로 안전예산으로 1조 6,202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이는 전체 도로예산의 22% 수준입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4,292명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3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축을 위한 선제적인 안전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구간을 교통량, 기하구조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위험도 평가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고 잦은 곳, 위험 도로 등을 과학적으로 정비하게 됩니다.

일반국도 상 마을통과구간의 제한속도를 감축하고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마을주민보호구간 사업은 사상자수 42%감소, 사고건수 37%감축 등 안전효과가 매우 높아 금년에는 사업대상을 약 30개 구간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지자체 도로와 연계해 사고위험이 높은 구간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보행자 안전부분도 꼼꼼히 챙겨나가겠습니다. 올해부터 국도 상 횡단보도 조명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조명밝기가 기준에 맞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횡단보도 조명을 대폭 정비할 계획이며, 보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도로안전도 향상을 위해 IoT 등 첨단기법도 도입합니다. 도로연결 램프, IC 등에서 차량이 잘못 진입할 경우 센서를 통해 감지해 차량에 경고하는 역주행 방지시설을 60개 구간에 설치하고, 도로 2차사고 방지를 위해 사고정보를 애플리케이션, 네비게이션 등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고속도로에서 국도 전체로 확대 도입합니다.

밀폐공간의 특성상 신속한 사고대응이 중요한 터널에 첨단장비 도입, 관리망 효율화 등을 통해 무결점 터널관리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터널 내 사고발생시 이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사고 자동감지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해 정확도를 대폭 향상할 계획입니다.

터널 진입 시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는 블랙홀(Black Hole)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밝기를 조사해 2018년까지 터널조명을 전면 개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터널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사고 시 신속한 초동대응을 위해 터널 통합관리망 구축을 추진하고 안전관리능력 향상을 위해 지보재 설계기준, 안전굴착 기준 등 터널 설계기준도 정비합니다.

무엇보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하는 자연재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 등 급증하는 한반도 지진 위험에 대비해 기존 교량의 내진성능을 조속히 확보할 계획입니다.

내진성능이 미확보된 고속도로, 국도 교량 1,321개의 내진성능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18년까지 확보하고, 경주 지진 등 한반도 지진증가 경향에 따라 도로교 내진설계기준도 상향할 예정입니다.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등 도로상 안개사고에 대응해 국도 상 안개잦은지역 89개 구간을 지정하고 안전대책을 추진합니다. 신속한 정보수집 및 시야확보 등을 위해 CCTV, 안개등, 노면요철포장 등 안전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도로순찰 강화, 실전대응훈련 등 도로관리기관의 대응능력도 높이게 됩니다.

안개 발생 시 사고 예방을 위해 통신사, 네비게이션 등을 통해 안개 발생정보도 운전자에게 신속히 제공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5년에 발생한 서해대교 낙뢰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의 케이블 교량에 대한 낙뢰대책도 추진하려 합니다.

교량의 낙뢰 위험도 평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케이블교량에 대한 낙뢰 위험도를 조사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금년 9월 목포대교부터 단계적으로 피뢰설비를 확대 설치할 계획입니다. 화재사고에 대비해 소방설비도 보완할 예정이며 금년 6월 낙뢰사고가 발생한 서해대교부터 도입합니다.

- 도로산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프라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도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인프라 투자액의 29%를 차지하는 가장 큰 분야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도로건설 수주 규모는 자동차나 항공기, 조선 등 타산업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도로를 기반으로 한 건설업, 운송업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이 이미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도로 건설에만 매몰돼 있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때라 판단됩니다.

최근 첨단기술의 발달로 ITS, 안전관리 등 새로운 분야가 주목받고 있으며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도로 등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창의적인 기업들이 서로의 강점들을 다양하게 발굴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 R&D 등 기술 고도화, 글로벌 시장정보 공유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민간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토대로 진입장벽이 낮으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