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재난은 숙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제언] 재난은 숙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 국토일보
  • 승인 2009.09.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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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석 국립방재교육연구원 교육운영과장

원래 재난(disaster)이라는 용어는 별의 불길한 모습을 상징하는 라틴어에 유래된 것으로 ‘하늘로부터 비롯된 인간이 통제 불가능한 해로운 영향’이라고 하여 인간이 어쩔 수 없는 다소 숙명적으로 것으로만 받아들였다.

우리나라는 정부수립이후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국민경제의 발전으로 국민들의 생활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위한 투자와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안전문화 수준은 아직 낮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재해발생시 사후에 집행되는 복구비용 금액에 비해 사전 예방적인 교육훈련과 각종시설에 투자되는 예산은 아직도 미비하다.

오늘날 재난 환경을 보면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60년대 10년간 자연재난 발생건수를 보면 연평균 58건이었으나, 2000년대 와서는 556건이 발생하여 거의 10배가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자연재해로 인하여 최근 10년간 연평균 117명의 사망자와 재산상의 손실이 약 2조원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더라도 2008년 5월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로 10만명 이상이 희생되었으며, 중국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7만명 가까운 사상자와 엄청난 재산피해가 있었다. 이렇듯 재난의 유형은 다양화되고 있고, 또 복잡화, 대형화 양상을 뛰고 있다.

또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태풍, 홍수, 지진, 가뭄 등 자연 재해 뿐만 아니라 화재, 교통사고, 환경오염 사고 등 인적 재난, 에너지, 통신, 금융, 전염병 등 사회적 재난, 또 테러 등 안보를 위협하는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노출돼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2001년 9.11테러이후 전통적 안보 개념위에 재난까지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안보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정부조직과 제도를 개편·보강하고, 공무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또 방재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은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이지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예방적인 조치와 적극적인 시민대상 교육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방재사 제도 등을 실시함으로써 상당한 규모의 지진이나 태풍이 와도 상대적으로 피해규모가 적은 실정이다.

재난은 숙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처함으로써 적극적인 사전예방과 시민대상 교육홍보를 통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조직과 법령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제도적인 사항을 보완하였다. 특히 재난관리 전문 교육기관을 2006년 개청하여 방재전문가양성에 역점을 두고 그동안 연인원 7만 3천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여 우리나라 위기관리의 파수꾼이자 재난관리의 최첨병으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하고 있다.

21세기 복잡다단한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명실상부한 재난관리 전문교육기관으로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각종 상황에 부응하는 시뮬레이션 위주의 과학적인 시설을 마련해야 겠다.

한 지역자율방재단과 같은 민간 조직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하여 지역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평소의 체계적인 교육훈련에 대한 강화와 전문과학 시설확충과 더불어 방재전문요원의 관리육성은 재난을 숙명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첩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