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보다 무서운 '알레르기 비염'···원인 정확히 파악해야
감기보다 무서운 '알레르기 비염'···원인 정확히 파악해야
  • 국토일보
  • 승인 2017.04.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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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갑을장유병원 이진희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갑을장유병원 이진희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건강 칼럼 <17> 알레르기 비염

봄철 콧물 줄줄…감기 아닌 '알레르기 비염'일 수도
알레르기 비염, 감기보다 무서워…원인 정확히 파악해야

글. 갑을장유병원 이진희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해마다 4-5월은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등 아름다운 계절로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환자들은 증상이 부쩍 나빠져 진료실 방문이 늘어나는 괴로운 계절이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부모는 ‘재발성 감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콧물증상이 심해서 여러 병원을 다녀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콧물이 너무 나아지질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자세한 병력을 살펴보면, 이런 경우 대부분이 지긋지긋한 감기가 아닌 알레르기 비염이다. 감기는 아이에게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해 감염을 일으키는 반응으로 알레르기 질환과는 그 기전이 아주 다르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의 치료법 또한 현저히 다르다.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자신이 아닌 물질에 대해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발생한다. 한마디로 다른 사람은 꽃가루에도 괜찮은데도 알레르기성향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에 지나치게 몸의 면역계가 과민 반응하게 돼 재채기와 콧물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점막에 알레르기 염증반응이 생긴 것으로 콧물, 코막힘, 코 간지러움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진단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증상과 징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알 수가 있다.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 코막힘을 보이는데 코막힘은 야간에 잘 나타나서 환자는 입으로 숨을 쉬며 코골이와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장기간 방치가 되면 안면발달장애, 치아부정교합과 멍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아데노이드 얼굴이 나타난다.

코를 풀 수 없는 어린 소아는 킁킁거리거나 훌쩍거리고 반복적으로 헛기침을 하며 비정상적인 비음을 내기도 한다.

가려움증으로 코를 찡그리거나 코를 후비게 되면 코피가 자주 날 수 있다. 자주 손바닥으로 코를 위쪽으로 문질러서(allergic salute) 종종 콧등의 하부 1/3 에 두드러지는 콧등 수평주름(transverse nasal crease)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려움증은 코뿐 아니라 눈과 목과 귀 뒤에서도 나타난다. 코막힘이 심하게 진행되면 때로 미각과 후각의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같이 있을 때 결막부종, 눈가려움, 눈물, 눈충혈도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환자에게서 눈 아래쪽 조직이 붓고 보라빛으로 거무스름해지는 알레르기 샤이너(allergic shiner) 증상도 보인다. 이는 코막힘이 심하고 정맥울혈이 발생해 생기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만성비염, 만성 부비동염에서도 나타나므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천식, 부비동염, 중이염, 알레르기 결막염을 자주 동반할 수 있으므로 이미 진단돼 환자와 보호자가 질병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증상 악화 시에는 추가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즉,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비염 증상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증상에 따른 고통과 불편함이 있으며, 심하면 학습과 업무능률을 저하시키고 수면에 지장을 가져오는 등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가능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알레르겐검사를 하는 이유는 알레르기 비염에서 원인알레르겐 회피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비염치료에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회피, 약물치료, 면역요법 등이 있다.

특히 알레르겐 회피요법은 선행돼야 하는 치료이고 보호자와 환자가 스스로 해야만 하는 치료이기에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알레르겐은 집먼지 진드기와 동물알레르겐이며 이에 대한 환경조절에 대해 아래 표(1-1, 1-2)를 보고 알레르기소인이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적용해야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증상이 1주일에 4일 이상이고 연속해서 4주 이상이면 지속성에 해당한다. 여기서 수면장애, 일상생활 운동에 지장, 학업에 지장,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증등증~중증에 해당하므로 약물치료를 최소한 2~4주정도 지속해야 한다.

약물치료 중에도 증상이 호전이 없으면 상당한 추가 치료기간과 추가 약물치료가 필요하므로 중간에 약물을 임의로 끊지 않고 지속적인 진료를 보는 것이 악화를 막고 생활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표 1-1) 집먼지진드기의 환경조절

▲ 첫째 단계 - 필수적이며 강제적인 단계

  •  메트리스와 베개 덮개를 ‘비투과성’ 천으로 교환
  •  베개 덮개를 1~2주에 한 번씩 적어도 20분간 뜨거운(55℃ 이상) 물에 세탁한다.
  •  봉제 장난감을 없앤다.
  •  규칙적으로 카펫표면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한다.
  •  실내 상대습도를 낮춘다.(하루 최소 22시간, 실내습도 35%이하 유지, 에어컨·제습기사용)

▲ 두 번째 단계 - 도움이 되지만 비용이 많이 듦

  • 카펫을 없앤다(특히 침실).
  • 천으로 씌운 가구를 없앤다.
  • 지하에 살지 않도록 한다.

▲ 세 번째 단계 - 제한적이거나 효능이 증명되지 않음

  • 살충제, 타닌산, 공기청정기

 

(표 1-2) 실외알레르겐
  • 꽃가루나 곰팡이가 많은 시기에는 문을 닫고 실외 노출을 줄인다.
  • 창문을 부득이 여는 경우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 잔디깍거나, 땅을 가는 등의 일을 피한다.
  • 외출 뒤에는 즉시 손과 얼굴을 씻고 외출 시 입었던 옷을 갈아입고 매일 머리를 감는다.
  • 외출시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바람 없는 날이나 비 온 후 2시간 이내에 외출하는 것이 알레르겐 노출을 줄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