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
春來不似春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7.04.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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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4월이 왔다. 
영국의 시인 Eliot은 ‘황무지’ 라는 서사시에서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는, 즉 생명으로 살려내야 한다는 희망을 얘기하며 진정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그만큼 좋은 계절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문득 지난해 이 때 쯤 오늘과 같은 똑같은 심정으로 데스크칼럼을 쓰던 시간이 떠오른다. 특히 올핸 대통령 탄핵이라는 前代未聞의 부끄러운 역사를 경험했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은 작금 충격과 회한 그리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일념으로 5천만 국민들이 하나가 돼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봉착해 있다.

보수와 진보, 여와 야 간 지루한 논쟁과 비생산적 이데올로기 갈등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국은 갈수록 캄캄하다.

5.9 대선을 앞둔 정치판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앞날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서민들의 생활경제와 직결되는 부동산시장과 건설산업은 얼마나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가고 있느냐는 물음표에 과연 느낌표를 달아줄 수 있는 건지 말이다.

작금 국내 시장은 최악의 환경속에서 고군부투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멈출 줄 모르고 대국의 비열함하고 치졸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으며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도전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측이 한국경제의 결정적 악재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민경기를 주도했던 부동산시장은 집단대출 금지 등 더욱 강화된 금융제재 등으로 침체일로로 치닫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결국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경제에 잇점이 될 만한 조건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선을 앞둔 주자들은 서민복지라는 명분 아래 최대의 포퓰리즘을 쏟아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그나마 국가 SOC시설 프로젝트라도 물량이 나와 줘야 하는데 이것도 녹록치 않다.
나라 곳간에 돈이 없으니 ...

이같은 국내외 현실적 조건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국내 건설 및 부동산, 그리고 친환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작업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분명 제도의 잘못된 부분이 객관적으로 밝혀졌으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개선하고 조속한 시행을 유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

법이 범법자를 양산하고 제도가 산업과 시장환경을 혼란케 하는 사실이 입증됐다면 지체없이 액션플랜이 가동돼야 한다.

특히 건설기술진흥법은 더 심각하다.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서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한다는 법 개정 취지는 온데 간데 없고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ant)와 감리를 통합하는 엄청난 우를 범하여 국내시장에서 이제는 ‘CM과 감리는 같다’라는 기가 막힌 법으로 전락시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

아주 안타까운 일은 민간CM 실적을 인정해 주겠다는 약속이 3년이 지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그저 수수방관 하고 있다. 이는 도대체 무슨 뱃장인지 알 수가 없다.

아주 작은 배려가 큰 감동을 준다는 기본을 배우야 할 때다.

벚꽃, 유채꽃, 장미, 튤립 등 희망찬 봄꽃이 천지를 뒤흔드는 생동감 넘치는 이 멋진 4월에 실질적으로 국민경제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설부동산 산업이 제대로, 올바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법적체계 확립을 위해 정부의 똑똑한 행정력 집행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있다. ‘봄은 왔으되 봄이 아니로다’라는 말이다. 즉 우리 건설산업은 아직도 한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0년 한국건설의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끈기와 집념 등  글로벌 경쟁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의 강점을 비교할 때 유독 국내 시장에서 후진국형 시스템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유는 단 하나다.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자들이 일부 산업계의 입만 보고... 전체 숲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