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 시너지 살리는 게 관건
[사설] 통합 시너지 살리는 게 관건
  • 국토일보
  • 승인 2009.09.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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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돼 오는 10월1일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고 오는 2012년까지 전체 직원의 24%에 해당하는 1767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하는 등 변신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통합공사의 임원 수를 기존 양 공사의 절반 수준인 6명으로 줄이고 전직원 연봉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13조원의 재고토지와 3조원 규모의 미분양주택을 조기 매각키로 한 것도 새로워지려는 몸부림의 일단이다.

 특히 신임 이지송 사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두 공사는 변화와 개혁을 소홀히 해 그 결과 재무 부실, 방만 경영, 도덕적 해이 등 많은 문제를 키워왔다”고 전제, “이제 통합공사 출범을 계기로 이런 문제를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고 천명한 것은 파격적인 메스가 가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사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해 출범하는 토지주택공사는 이명박 정부 공기업 선진화의 상징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 통합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1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확정된 통합공사 설립안을 보면 기능과 조직 그리고 인력 등의 면에서 기존 두 공사의 단순 결합이 아니라 여건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통합공사는 민간 부문과 경쟁 또는 경합되는 부문을 말끔히 정리하고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공적 기능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특히 그동안 분리돼 있던 택지개발 업무와 주택건설 업무를 통합해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업무에 큰 비중을 둠으로써 서민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마디로 중복기능을 정리함으로써 서민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지금까지 몇 차례 공기업 통합이 있었지만 이 정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효율적인 공기업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 될 만하다.

 하지만 자산규모 105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기업 개혁의 성공 사례가 될지, 아니면 부실규모만 더 키우고 말지는 전적으로 통합된 공사가 앞으로 제시된 인력개편과 경영효율화 계획 등을 얼마나 차질 없이 수행하느냐에 달렸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통합공사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건실한 공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의 우선순위와 해결해야 할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통합공사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막대한 부채부터 줄이는 일임을 우리는 적시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토공과 주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191%와 336%에 달하고, 2014년 말에 가면 통합공사 금융부채는 154조원을 넘어 부채비율이 400%를 웃돌 정도로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임 사장 내정자도 밝혔듯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대책을 수립해 강력히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제기됐던 부실 확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합공사의 개편도 그 방향에 맞추어 강도 높게 실천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통합공사는 말 그대로 슈퍼 공기업으로 사업규모가 크고 업무범위도 넓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경영의 함수인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통합에 따른 갈등과 후유증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일도 쉽지 않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주공과 토공 통합의 필요성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제기돼 왔지만 10여년 간 겉돌았었다. 그만큼 양 기관의 통합은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으로 여겨져 왔다.

만약 통합공사가 성공한다면 공기업 개혁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이 될 것이고, 다른 공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새로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성공적인 개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