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토목학회 박영석 회장에게 듣는다
[인터뷰] 대한토목학회 박영석 회장에게 듣는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7.03.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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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안전·업계 성장 위해 총력”

▲ 박영석 토목학회장.
‘국민과 함께하는 토목’ 이미지 개선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만전
“토목업계, 단순 도급 탈피 고부가가치 분야 탈바꿈해야”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대한토목학회는 1951년 12월 부산시청에서 처음 창립된 이래 현재 토목공학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일반회원이 26,000여명이며 220개사의 특별회원사가 있다. 총 9개의 지회와 본회에서는 66개 위원회의 활동으로 학회가 운영된다. 다음은 올해 대한토목학회장으로 취임한 박영석 회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 대한토목학회의 주요 사업계획은.
▲ 올해에는 도서출판 활성화를 위해 토목학회 내에 출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손쉬운 출판환경을 조성하고, 학회 출판물의 공신력과 권위를 높여 회원들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대한토목학회 이름으로 많은 도서가 출판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학회에 재정적인 기여를 많이 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토목학회 웹사이트는 구축한 지 너무 오래돼 많은 문제가 있어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에서는 모든 IT기기에서 호환 가능한 반응형 웹페이지와 회원의 활동이력 관리가 가능하고, 통계분석이 가능한 DB코드화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학회와 회원이 온라인상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온라인 교육, 출판법인 운영 등에 적용해 학회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기술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필요 시 전문학회들과 협조해 좋은 강사진으로 교육내용을 내실있게 하고, 교육 자료도 잘 만들어 시행하되 수강료와 강사료 등은 현실에 맞게 책정할 예정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학회의 주요 재정 수입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토목학회의 재정수입에서 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토목학회의 경우 회비와 기부금 수입이 총 재정수입의 30% 정도가 되는데 우리 학회는 이 비중이 너무 낮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비 제도를 개선하고 회원 가입을 대폭 증가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오랜 기간 건설산업이 침체기다. 개선방안이 있다면.
▲ 건설업계도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프로젝트를 발굴 기획하고 운영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종래의 정부주도형 일방적 건설정책에서 탈피해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 및 일반국민들과도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사회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인프라 건설도 중요하지만 사회기반시설들이 노후화되면서 노후 인프라 유지보수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공사기간이 연장되어도 간접비를 지급하지 않고, 설계변경 시에 계약단가를 부당하게 감액하는 등의 공공기관의 불공정계약 관행과 비효율적인 공사 입찰제도와 비현실적인 저가 공사발주 등 공공계약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 산업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다.
▲ 맞다. 빈번한 건설사고와 입찰담합 의혹 등 건설업계 내부적 문제에 정치권과 언론의 왜곡된 시선이 더해져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고 건설산업과 토목의 위상이 실추돼 있는 실정이다. 토목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이러한 사실 왜곡에 단호히 대처하고, 사회에서 토목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주지진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자연재해와 건설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 토목학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재해대응위원회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토목학회에서는 토목이 국민을 위한 국민과 함께하는 산업으로서 국민복지 그 자체임을 홍보하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서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국가의 인프라 정책 추진 방향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겠다.
특히,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이 좀 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선진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 학회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토목학회 회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토목!”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토목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담당하겠다.

- SOC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대안은.
▲ 우리나라도 더 이상 늦기 전에 노후 기반시설의 유지보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등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대단히 크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가 바로 복지 투자가 아니겠는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빈번한 건설사고 발생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게 된다.
인프라 투자가 복지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고 국민복지와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건설정책을 펴나가야만 세금 낭비를 줄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선의 해를 맞아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건설관련 단체들과 건설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SOC 투자의 중요성을 정치권과 정부가 인식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만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건설 진흥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 기반시설 노후화 대책과 통일대비 인프라 계획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대비하고, 시설물의 장수명화를 위해서는 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회기반시설들이 노후화되면서 노후 인프라 유지보수에 대한 정부와 업계, 학계의 관심이 필요하다.
노후 기반시설의 유지보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등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대단히 크다. 통일은 예기치 않게 빨리 다가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통일된 한반도까지 포함하는 “인프라계획 2050”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인프라 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은 붕괴 직전의 상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대학의 토목공학과 재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다른 학과로 전과하고, 대학원 지원자는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능력있는 졸업생들은 엔지니어링 분야에 취업을 기피하고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건설산업 전체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따라서 건설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엔지니어링 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토목학회는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설업계의 성장과 인재창출을 위해 소임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제도들의 개선, 건설엔지니어링과 건설기능인력 육성 등 질적 성장을 위한 주된 역할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형 인프라들을 확충하고, IT가 융합된 첨단 건설 분야 등 새로운 건설수요 발굴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할 것이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