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94>연재를 마치며….
[안동유의 세상만사]<94>연재를 마치며….
  • 국토일보
  • 승인 2017.02.27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동유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前 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연재를 마치며….

 

 

돌이켜보면 우연이었다.

 

우연과 광기의 역사라는 책제목처럼 사람의 많은 일은 우연에 기인하고 광기란 말로 대변되듯 비합리적 열정에 좌우되는 일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

 

(이런 말은 실존주의자들이 환호할 만한 옹호의 발언이므로 합리주의에 기초하고 칸트주의를 기틀로 삼아 소크라테스적 절대진리를 주장하는 나로선 불편하기도 하지만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철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기본이므로 상대진영의 논리를 받아들인다. 그러지 않으면 뫼르소가 권총을 들고 사하라 사막에서 책장을 젖히고 이방인처럼 튀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우연으로 이 칼럼 기고가 시작됐다.

 

국토일보의 김 국장과 첫만남에서 서로의 짧은 소개를 하면서 “나도 글을 조금 쓰고있습니다”란 짧은 말이 이런 짧지만 긴 인연이 될 줄이야…!

 

2013년 10년 7일 첫 칼럼을 시작으로 격주로 기고하다가 2015년 11월 16일부터 매주 칼럼을 기고했다.

 

아마추어를 살짝 벗어날듯 말듯한 글을 여기저기 조금씩 기고하다가 정식으로 고정란을 맡아 어릴 때부터 소원하던 글쓰기와 언론에 자기의견을 피력하는 즐거움이 달성된 것은 개인적으로 크나큰 기쁨이고 보람찬 경험이었다.

 

솔직히 4대 일간지도 아니고 건설교통에 특화된 신문 일 뿐이지만 고정적인 자기 발언대를 가진 것은 뿌듯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이 칼럼을 읽고 얼마나 많이 교감을 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대의 지성과 양심을 조금이라도 대변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스스로 짊어진 것이 혼자만의 착각은 아니길 빈다.

 

이제 긴 장정을 마친 듯 홀가분한 마음으로 쉼을 즐기고 다시 충전하고 싶다. 이 칼럼 기고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사고의 똬리를 틀 시간이 온 것이다.

 

마감이란 틀이 주는 긴장감은 짜릿한 도박의 손맛같은 전율도 주지만 압박감으로 다가오기도 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시간에 쫓기어 허겁지겁 글을 마무리한 적도 있고 머리를 쥐어짜내 억지로 원고를 완성한 적도 있다.

 

그러다 가슴에 뜨겁게 할 말이 떠오르면 미친듯 한 붓에 글을 완성하기도 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모든 일에는 양날의 칼처럼 상반된 면이 존재한다. 스트레스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고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앎에도 일단은 내려놔야 하겠다.

 

그동안 많이 부족한 글을 봐 준 분이 계시다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몇몇 분은 뜻밖에도 이 글을 잘 읽고 계시다며 격려의 뜻을 가끔 전해주시기도 해서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나름대로 일상적인 삶의 조각에서 사회의 단면을 비추어 보고 작은 변화지만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빈병의 경제학에서 빈병 보증금을 비춰 사회의 모순을 들추어 낸 것이 그런 것이다.

 

또한 뜻하지 않게 사회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큰 틀에서 사회 의 모순을 비판하고 변화의 길을 모색해 본 것도 있다. 작금의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 사태에 대한 여러 번의 기고가 그런 것이다.

 

이 땅을 사는 소시민이지만 이 시대의 거대한 조류를 무시할 순 없지 않은가?

 

연재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글을 맺기로 하자. 이 사회의 비합리성과 집단 비이성을 어떻게 극복하고 보다 나은 선진 사회로 갈 것인가가 이 칼럼들의 기저를 이루고 있음을 분명히 알려 주고 싶다.

 

그래서 그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광장과 구호에 그치는 불완전에서 벗어나서 합리적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비단 이번 사태만 아니라 작은 삶의 행보에서도 늘 부족한 합리주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 이 사회가 멋진 곳으로 변해서 누구나 살고 싶은 사회가 되도록 모두 생각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어 주신 독자 제위께 행복과 즐거움이 함께 하길 빌고 지면을 할애해 준 국토일보와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