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 남광희 원장 시대 개막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남광희 원장 시대 개막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7.02.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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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즉불통(通卽不痛)' 인용, 소통경영 강화 시사

▲ 남광희 신임 원장은 지난 20일 오후 4시 서울 은평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남광희  제 4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시대가 개막됐다.

남광희 신임 원장은 지난 20일 오후 4시 서울 은평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남 원장은 미세먼지, 생활화학제품의 유해성 문제 등 사회 환경현안을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기술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환경기업에 대한 효과적 지원을 위해 새로운 지원정책을 선제적으로 기획·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시장경제를 촉진하고,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환경복지사회 안정망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남 원장은 동의보감의 ‘통즉불통(通卽不痛-통하면 아프지 않다)’을 인용하며, 고객과의 외부 소통과 직원과의 내부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을 밝혔다.

즉, 소통 공간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소통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남광희 원장은 “기술원이 환경기술, 환경산업, 친환경생활 및 환경보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기관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향후 경영포부를 밝혔다.

남 원장은 제3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환경부 기획재정담당관, 기후대기정책관, 자연보전국장, 대변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남광희 신임 원장은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 남 원장은 동의보감의 ‘통즉불통(通卽不痛-통하면 아프지 않다)’을 인용하며, 고객과의 외부 소통과 직원과의 내부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을 밝혔다.

-남광희 원장 취임사 전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환경기술 개발 및 환경산업 육성과 친환경생활문화 확산, 환경보건안전 업무 추진으로 환경복지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가족이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약 26년 간 환경부에서 배출권거래제도, 미세먼지종합대책, 반달가슴곰 같은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등 다양한 환경정책을 수립하였고, 마지막엔 환경오염 피해자와 가해자 간 환경분쟁을 조정하는 업무까지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환경정책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국민 접점에서 일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비로소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꿈의 실현이 단순한 우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를 뒤돌아보면 기술원과의 인연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획재정담당관 시절 기술원 예산증액을 두고 기술원 직원들과 치열하게 논쟁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기후대기정책관 재직 시 그린카드, 저탄소인증마크, Non-CO2 사업단 등의 업무를 함께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대변인 시절에도 기술원의 지원 덕분에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받은 'I am your father'라는 광고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술원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원 직원들의 능력이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해 탁월한데다 업무에 대한 열정마저 뜨겁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여러분들과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의 국내외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울러 환경정책적 상황을 봐도 미세먼지, 기후변화, 녹조, 생활화학제품의 안전 등 국민의 환경복지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한편 우리 기술원은 지난 해 12월 신청사 입주와 환경산업기술원법 시행,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 환경산업연구단지 운영 등 새로운 업무의 증가를 계기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대내외적 환경이 중차대한 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과연 기술원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밤잠을 꽤 설쳤습니다. 하지만 저의 오랜 기간의 환경행정 경험과 노하우에 여러분들의 뛰어난 능력과 뜨거운 열정이 합쳐진다면 그 어떤 난관과 도전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기술원은 김용주 원장님 등 전임 원장님들의 훌륭한 리더십 덕분에 기관 출범이후 예산 및 조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R&D 사업화, 환경산업 수출지원액, 녹색제품 공공구매율 등 주요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외부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임 원장님들의 정책 중 좋은 정책은 계속 승계 발전시켜 나가되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정책은 과감히 혁신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정책방향을 토대로 앞으로 우리 기술원이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선사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내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미세먼지, 녹조, 생활화학제품의 유해성 문제, 기후변화 등 우리 사회의 환경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우리원은 환경기술개발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의 관점에서 늘 진지하게 고민하여야 합니다.

물론 현재의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에 닥쳐올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기술 개발도 미리 준비하여야 합니다.

기술개발의 특성 상 개발과 실제 적용 사이에는 일정한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2020년 이후의 환경기술개발에 대한 청사진과 기획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EU 등 선진국들의 중장기 환경 R&D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고, 국내적으로 미래부, 산업부 등 타 부처와 국립환경과학원 등 환경부 유관기관과의 차별화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최근 대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AI(Artificial Intelligence),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빅데이터, 로봇,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거나 연계하는 환경 R&D를 기획‧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AI를 활용한 미세먼지 예보, 드론을 활용한 생태계조사, 로봇을 활용한 화학사고 대응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둘째, 기본적으로 좋은 기술과 제품은 있는데 자금이나 정보 부족으로 국내 및 해외시장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에 단비와 같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산업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술원은 환경정책자금 융자, 환경시장 개척단 등 환경기업의 해외수주 지원 등 나름 다각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제리 콘스탄틴 하천정비사업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곤 획기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환경기술 및 기업의 대외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의 지원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책을 선제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중 미세먼지저감 사업처럼 매체별 환경정책 및 환경 R&D와 연계하여 지원하는 방법, 환경전문 무역상사 지정 방법, 그리고 미래환경산업펀드 출시 등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6월 5일 개소 예정인 환경산업연구단지는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을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환경산업연구단지가 우리나라의 환경산업지원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영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지속가능한 친환경 시장경제를 촉진해야 합니다. 그간 우리원은 친환경소비 촉진을 위해 많은 노력과 성과를 내었습니다. ’92년 2,000억원으로 시작하여 현재 2조 5,000억원 규모의 친환경제품 시장을 조성하였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소량 다품종화의 소비자 욕구 트렌드와 S/W 기반 제조 공정, 원자재의 다변화를 대비하여 인증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공공구매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하여 시장 기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넷째, 환경복지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최근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다시는 경험해서는 안 될 아픈 고통입니다. 앞으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부와 협조하여 각종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여 국민의 안전한 생활과 삶을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정책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관정책 간 선순환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R&D 사업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이 환경신기술 인증 또는 검증을 받거나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장비가 정부의 지원을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면 환경기술과 환경산업 정책 간 선순환의 바람직한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한중 미세먼지저감 실증화사업에 포함된 미세먼지저감 집진시설이 환경기술과 환경산업 사이에 상생을 추구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우리 기술원은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고객과의 대화가 부족하거나 부서 간 높은 칸막이 등으로 갈등이 상당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병의 원인을 통즉불통(通卽不痛)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통하면 아프지 않다’ 라고 합니다. 우리 몸뿐만 아니라, 마음,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입니다. 듣는 것은 청이득심(廳以得心), 즉 마음을 얻는 길이라고 합니다.

소통에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 소통과 우리 직원과 하는 내부 소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객으로는 국회, 환경부, 미래부,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 대학교와 연구소, 기업, 언론 등 매우 다양합니다. 다양한 소통 통로와 기회를 만들어 고객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필요합니다.

직원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제가 먼저 다가가겠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원의 주인은 여러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우리원의 혁신방향에 대한 의견 등 마음껏 얘기해 주십시오. 성심껏 듣고 배우겠습니다.

이를 위해 소통 공간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새로운 대화 공간을 조성하거나 각종 포럼, 워크숍을 개최하겠습니다. 또한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수시 부서간담회 등 소통의 기회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사랑하는 기술원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대의 발전 패러다임은 지속가능발전이며 이는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통해서, 그리고 환경과 경제의 상생은 환경기술 개발, 환경산업 육성 등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가능 합니다.

따라서 기술원은 지속가능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토대로 여러분과 함께 제 임기동안 우리 기술원을 환경기술, 환경산업, 친환경생활 및 환경보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기관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취임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2. 20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남 광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