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KTX셔틀버스 이용객 3만명 돌파 ‘자화자찬’···실상은 1대당 3명 불과
코레일, KTX셔틀버스 이용객 3만명 돌파 ‘자화자찬’···실상은 1대당 3명 불과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2.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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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협상 '전무'···예산 낭비 불보듯 뻔해

   
▲ KTX셔틀버스.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지난달 11일 첫 운행에 들어간 사당~광명역 KTX 셔틀버스 이용객이 대당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코레일은 전체 이용객이 3만명을 돌파했다며 자화자찬식 평가를 내렸다.

더욱이 경기도는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는 KTX셔틀버스에 적용된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로 인한 '환승 손실분'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추후 논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지하철 사당역과 고속철도 광명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KTX셔틀버스의 누적 이용객이 개통 34일 만인 지난 13일까지 3만 1,243명을 기록, 강남권에서 가장 편리한 KTX 연계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15일 밝혔다.

코레일이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KTX셔틀버스의 누적 이용객은 운행 첫 날 693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7일 만에 5,000명, 12일 만에 1만 명이 탑승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탑승객이 늘면서 하루 평균 이용객도 1주차 790명에서, 3주차 900여명을 이용하고, 4주차부터는 1,000명 이상이 탑승하는 등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측은 KTX셔틀버스 이용객 증가의 요인으로, 사당∼광명역 구간을 다른 대중교통수단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KTX마일리지 1,000점 적립 혜택 등을 담은 탑승객 경험담이 확산된 결과라 분석했다.

그럼에도 KTX셔틀버스 탑승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화자찬에 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4일 동안 셔틀버스 한 대당 탑승객이 3.4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코레일이 15일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34일간 일평균 이용객 수를 계산하면 918명이 탑승했다. 여기에 하루 왕복 운행횟수인 270회를 적용하면 평균 탑승객은 3명에 머물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셔틀버스 운영사인 코레일네트웍스 관계자는 “만석에 가까운 ‘최대 30명’이 탑승한 적도 있다”며 “올 연말까지 4,500명이 탑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객이 늘어나더라도 상당 수의 버스가 ‘공기(空氣)수송’에 그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무엇보다 KTX셔틀버스의 공기수송으로 인한 예산 낭비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현재 KTX셔틀버스는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를 적용한 노선버스(노선번호 8507)로 운행되고 있다. 즉, 도시철도나 버스에서 KTX셔틀버스로 환승으로 인해 발생한 환승 손실분을 세금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KTX셔틀버스에 대한 ‘환승 손실보전금’ 지급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추후 협상 테이블에 나설 이유도 업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정면허 사업 공고 당시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다’는 조건으로 사업자들이 참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정면허를 발급해 준 경기 광명시도 KTX셔틀버스의 저조한 실적을 인정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KTX셔틀버스가 아직 운행 초기이며 하반기 광명역 인근 대단지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면 이용객은 더욱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KTX셔틀버스의 공기수송에 대한 지적 기사가 보도되는 이 시점에도 8507번 셔틀버스는 단 한 명의 승객도 태우지 못한 채 강남순환도로를 무심하게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