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의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와 건설시장 확보
한.인도의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와 건설시장 확보
  • 국토일보
  • 승인 2009.08.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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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포럼] 노 순 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 / 경영학박사

우리나라의 외교정책 및 외교기법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년전에 미국과의 FTA을 체결하고 최근에는 유럽연합과 FTA를 맺는 등 전세계적인 거대한 시장들이 속속 우리의 경제권역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번에 인도와의 CEPA 서명을 통해 거대시장이 개방될 예정이다.

이는 브릭스(BRICs)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맺는 것이고 2010년 1월에 발효가 될 예정이다. 즉, 한국이 브릭스 국가로는 처음으로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정식 서명함으로써 12억 인구의 인도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됐다.

한?인도 CEPA가 발효될 경우 한국이 인도에 수출하는 품목 및 수입액 가운데 85%의 관세가 인도로부터의 수입은 품목 수 기준으로 93%가 수입액 기준으로 90%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다.

외교부는 양국 통상장관의 정식 서명을 하루 앞두고 8월 6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상품 및 서비스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에 대한 CEPA 협정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협정 내용에 따르면 한?인도 CEPA 협정 발효 후 한국의 대(對) 인도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대부분의 관세가 8년내 철폐되거나 인하된다.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은 관세가 8년내에 1-5%로 인하되며 냉장고는 8-10년내에 50%가 감축되고 승용차는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동차 부품의 관세 인하는 인도 현지 완성차업계 점유율 2위를 달리는 현대차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쟁업체인 일본의 혼다와 도요타는 이미 인도와 FTA를 체결한 태국에서 무관세로 부품을 들여오고 있다. 그러나 평균 12.5%인 자동차 부품의 관세가 8년에 걸쳐 조금씩 인하되는 것이어서 기대했던 만큼의 실익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 인도 수입품 중 93%의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할 계획이다. 그러나 쇠고기, 돼지고기, 갈치, 꽃게, 참깨, 등유, 경유 등 민감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산지 규정과 관련하여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와 달리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또 인도의 건축, 부동산, 의료, 에너지, 유통 등 서비스 분야가 추가로 개방되고 양국의 공동제작 영화, 방송프로그램, 게임, 영상효과, 애니메이션 등이 양국에서 국내 제작물로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컴퓨터 전문가, 엔지니어, 경영컨설턴트, 영어보조교사, 자연과학자 및 광고전문가 등 양국 전문인력의 상호 진출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서 인도 IT인력의 국내 대거 유입이 예상된다.

투자부문에서는 제조업 전반에 걸쳐 네거티브 방식(Negative System)의 개방이 이뤄져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가 크게 자유화될 전망이다. 네거티브 방식은 미개방 분야를 지정하고 나머지는 완전히 개방하는 것이다. 이번 한?인도 CEPA 협정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브릭스(BRICs) 국가중 처음으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어서 선점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인도는 약 12억명의 인구와 구매력 기준 세계 4위의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는 시장이다.
정부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아난드 샤르마 인도 상공장관이 정식 서명을 하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 국회비준 동의를 거쳐 내년 1월 협정 발효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와 인도 양국은 2006년 3월 협상을 시작해 2008년 9월 제12차 협상에서 타결을 선언했으며 법률검토 작업을 거쳐 올해 2월에야 뉴델리에서 가서명을 마쳤다. 인도는 이미 의회 비준을 끝냈다.

우리는 각종 공산품의 수출과 일부 건축물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강점이 건설분야 전체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몇번째로 넓고 향후 해야 할 공사가 엄청난 것으로 여겨지는 인도가 우리에게 전면적으로 개방될 필요성이 있다.

그를 위해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건축기술을 바탕으로 해 인도의 전통적 및 현재적 수요를 맞출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소비자 만족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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