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목(咽) 이물감, 인후두 역류 질환
지속되는 목(咽) 이물감, 인후두 역류 질환
  • 국토일보
  • 승인 2016.10.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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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 인두암, 후두암 유발…증상 지속 시 검사받아야

   
▲ 최병권 갑을장유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과장).

건강칼럼 <6> 인후두 역류질환
최병권 갑을장유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지속되는 목(咽) 이물감, 인후두 역류 질환
식도암, 인두암, 후두암 유발 가능성 높아져

사례 #1. 30대 초반의 직장 남성인 A씨는 최근 직장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부터 습관성 헛기침이 생겼다. 목 안쪽으로 이물질이 끼어있는 느낌이 기침을 해도 사라지지 않아 ‘흠~흠’ 소리를 내면서 목을 가다듬는 것이 버릇처럼 돼 주위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한다.

직장 공기가 나쁘기 때문인가란 생각에 가습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보기도 하고 담배를 끊어 보기도 했지만 특별하게 증상이 호전되진 않았다. 다소 불편한 감은 있어도 통증을 견디기 힘든 상태는 아니기에 별다른 검사를 하거나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지는 않았다.

 

사례 #2. 20대 후반 학원 강사 여성인 B씨는 최근 체중조절 중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식사 이후 근처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을 하고 있다. 직장 특성상 몸에 꼭 맞는 정장을 차려 입는 경우가 많으며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편인 그녀는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고 목소리가 자주 쉬는 증상이 생겨 근처 의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후두에 염증이 있으니 목을 쓰는 것을 쉬는 것이 좋겠다’는 처방에 약도 조재받았으나 특별한 호전이 없고 최근에는 목에 이물감까지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사례 #3. 50대 주부인 C씨는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과 경미한 통증으로 외래를 내원했다. 증상은 수년간 지속돼 왔으며, 심해질 때마다 근처 의원에서 간헐적으로 약을 복용했으나 검사 때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처방 받은 약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는 않았다가 얼마 전에 후두암으로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생각하면 혹시나 하는 걱정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 외래로 내원하는 환자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이와 같은 목의 이물감으로 진료를 받는데 대부분이 인후두 역류에 의한 증상인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인후두 역류질환은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하지만 이비인후과나 내과에서 내시경검사를 시행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신경성 인두염이나 건강염려증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던 질환이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목에 뭔가 걸린 느낌 ▲‘음음’하고 자주 목을 가다듬어도 개운치 않거나 ▲조이는 느낌 ▲쉰 목소리 ▲오래 지속되는 마른기침 ▲목이 쓰리고 아픔 ▲가슴 쓰림 ▲신물 넘어오는 느낌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증상들은 다양한 원인에 의한 식도기능의 이상이나 위산분비 증가로 위 내용물, 특히 강한 산성인 위산이 식도를 통해 거꾸로 역류해 인두 및 후두를 자극하면서 점막에 손상과 변화를 일으키거나 미주신경(vagus nerve)을 자극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위는 섭취한 음식을 소화해 내는 곳으로 스스로 분비한 소화 효소와 위산에 의해 점막이 손상 받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어막을 설치하고 있으나, 인후두는 이러한 위산에 대해 방어막을 갖고 있지 않다.

식도에서 위로 연결되는 부위에는 이미 내려간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하부 식도 괄약근’이 있다. 어떠한 원인으로든 이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위의 내용물이 역류될 수 있고, 위산 등이 저항력이 없는 식도와 인후두 부위를 부식시켜 식도염이나 인후두 역류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인후두 역류를 유발하는 음식으로는 탄산음료, 커피, 술, 기름기 많은 음식, 초콜릿 등이 있고, 항고혈압제, 진정제, 항경련제, 천식약 등의 약물도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원인이 없다 해도 복압이 증가되는 상황, 즉 꼭 끼는 바지를 입었을 때나 코르셋을 착용했을 때, 복대를 착용했을 때나 과식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으며 자기 전에 먹는 습관, 식사를 하고 바로 운동을 하는 경우, 흡연, 임신 등으로 인해 호발하기도 한다. 이 외에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에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후두 역류질환은 후두염, 후두 협착, 흡인성 폐렴,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와 관련된 문제를 만들 수 있으며 목소리를 변하게 하거나 성대 결절, 성대 폴립, 육아종성 성대질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드물지만 인후두 역류가 매우 심한 상황에서 수년 동안 전혀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식도암, 인두암, 후두암 등을 유발한다. 때문에 위와 같은 증상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경우라면 검사를 통해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진단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병력과 후두 내시경 검사로 병변을 관찰해 확인 할 수 있다. 이밖에 부가적으로 24시간 이중 탐침 식도산도검사(24hr double-probe ph monitoring) 및 식도 운동성 내압검사(Esophageal manometry), 식도 조영술(Esophagography) 등의 검사 방법을 동원해 확진할 수 있다.

치료는 생활 습관의 개선과 식이조절, 약물 요법 등을 통해 시행하며 과식을 피하고,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으며, 잠자기 2-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밤참이나 야식을 피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복부를 너무 꽉 조이는 복장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비만인 경우에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치료가 될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제산제나 위산분비 억제제, 그리고 장운동 촉진제가 사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약물 치료는 보통 단기간 내에 증상 호전을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는 수개월간 인내심을 가지고 시행해야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한편 인후두 역류질환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갑을장유병원 이비인후과 또는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100세 시대, 건강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표적 관심사로 특히 미세먼지·유해 화학물질 등 위협 요소가 산재한 요즘,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의가 직접 전하는 건강칼럼을 신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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