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81>한글과 한자 교육
[안동유의 세상만사]<81>한글과 한자 교육
  • 국토일보
  • 승인 2016.10.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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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한글과 한자 교육

한글날이 막 지났다. 늘 한글날에 즈음해서 갑자기 매스컴이 떠들썩해진다. 이렇게 한글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몰랐다.

그리고 한글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대부분의 날을 무관심하게 보낸다. 그런 안타까움으로 한글 문제를 좀 살펴 봐야겠다.

우리말의 문제를 살펴 보면 좀 복잡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한글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과 글자를 복합해서 우리말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어려움이 우리말 문제에 숨어있다.(일본도 마찬가지임은 한자 문화권에 있는 나라들의 숙명인 듯하다.)

먼저 입말인 좁은 뜻의 말을 생각해 보면 우리말과 한자말, 그리고 일본말이나 영어에서 온 말 등 외래어 문제가 얽혀있다.

다음인 글자로 나타내는 글말의 문제가 있는데 이 또한 한글로 나타내는 것과 한자로 나타내는 것의 문제가 있다.

우리말엔 많은 한자말이 일찌기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였다. 그래서 적잖은 우리 고유의 말들이 사라지거나 거의 쓰이지 않게 됐다. 그리고 한자말이 마치 우리말인 것처럼 쓰이게 됐다.

사라진 우리말이야 수없이 많지만 알 수 없고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은 사전이나 뒤져야 겨우 나오는 말들인데 예를 들면 댕기의 한가지인 도투락 같은 것이 있다.

아마 앞으로 자물쇠나, 열쇠 같은 말도 잘 쓰이지 않아 죽은 말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우리말을 우리 한글로 쓰는 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우며 효율적인 일이다. 우리말을 한자로 쓰는 건 예전에 우리글이 없던 시절 이두나 향찰로 쓰던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 문제가 되는 것은 한자말을 한글로 쓸 것인가 한자로 쓸 것인가이다. 한자를 학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이 이를 바탕으로 한다.

먼저는 잘 쓰이지 않는 우리말을 최대한 살려 써야 하고 새로운 말을 만들 때 우리말의 틀거리로 만들어야겠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은 한자말을 써야 할 터이다.

그런데 한자어 쓰기를 주장하는 많은 이들이 말하듯 한자말은 오래전부터 우리가 써 왔기에 거의 우리말처럼 됐다. 그래서 별도의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누가 예로 들었듯 생선을 한자로 생각해서 이해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전화나 탁자를 한자로 생각해서 이해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그렇다면 한자를 배워서 한자말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제 자유로워지자. 안그래도 과중하게 공부에 찌들린 아이들에게 한자라는 짐을 또 얹어서는 안된다.

한글날이 행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우리말과 한글의 발전 계기가 돼야 한다. 그것이 훈민정음 머릿글에 나오는 세종큰임금의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