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휴게소 지진 무방비 '뒷짐'···국민안전 '흔들'
한국도로공사, 휴게소 지진 무방비 '뒷짐'···국민안전 '흔들'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6.10.04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현의 의원 "휴게소 약 1백곳 내진설계 미반영"···도공 육안점검 그쳐 사실상 부실관리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민자 고속도로를 제외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감독하는 전국 157개 고속도로 휴게소 건물 중 100여개에 달하는 휴게소가 지진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자체점검 역시 육안으로만 대충 이뤄지는 등 시설물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국감에서 등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국회의원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휴게소 안전점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57개 휴게소 가운데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휴게소는 절반을 넘는 99곳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측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건축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로 지정돼 개정 전에 지어진 휴게소일 경우 내진설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즉, 2005년 이후 건축돼 내진설계가 반영된 휴게소 58곳을 제외한 나머지 휴게소는 지진 안전 사각지대로 사실상 방치된 것이다.

특히 전현희 의원은 지난해부터 도로공사가 뒤늦게 내진성능평가를 시행했지만, 평가 실적도 16개소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내진성능평가 이후 보강 등 내진설계가 실제 반영되기까지 소요되는 시일을 감안할 경우 상당기간 지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무엇보다 전현희 의원은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한국도로공사의 자제점검 마저 육안점검에 그치는 등 철저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휴게소 안전진단 결과자료에 따르면, 자제점검에서 '지적사항 없음' 판정을 받은 거창(대구방향 및 광주방향) 휴게소 두곳이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가장 심각한 상태임을 나타내는 'E등급'을 받기도 했다. 도로공사의 자체점검 자체가 수박겉핥기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전현희 의원은 “하루에도 수 만 명이 오가는 휴게소 건축물 안전관리에 명백한 구멍이 뚫렸다”며 “경주지진 등 언제든지 강도 높은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내진보강 및 정밀안전진단 등을 더욱 철저하게 시행하는 등 안일한 시설물 안전관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