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M의 활착을 기대한다
[사설] CM의 활착을 기대한다
  • 국토일보
  • 승인 200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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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의 활착을 기대한다

 CM(건설사업관리)의 활용 가치가 다양한 부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지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생소롭게만 여겨져 왔던 CM 기법이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접목되는 쾌거를 이룩하면서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님을 인식시켰다.


 본보의 보도(23일자 1면)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최근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 소재 동산 아파트 3,870가구에 대한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CM 방식을 적용하는 약정서를 체결, 선구적 능력을 과시했다.


 약정서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사업관리자 겸 주관 시공사로서 사업계획 수립에서부터 인허가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종합사업관리를 맡는 그야말로 CM 기법의 진면목을 보일 계획이다.


 이미 확인된 것처럼 선진 기법인 CM 방식은 수행 과정에서 건축주의 대리인 역할을 자임한다는 측면에서 건설본부 및 기술자 조직의 최소화,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의 최소화, 서비스 공급의 최대화, 공사비의 대폭적인 절감, 공기의 과감한 단축, 품질의 혁신적 향상 등을 추구함으로써 건축주에게 이윤과 서비스 제공의 극대화 효과를 안겨주는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이번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CM 도입도 해당 주민들에게 품질과 가격 모두를 충족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 입장에서도 정해진 설계를 바탕으로 시공사 선정 입찰에만 참여하게 돼 소모적인 홍보전에 투입될 비용과 에너지를 가격 및 기술 경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게 되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이와 함께 이번 쌍용건설의 CM 방식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 규제에 따른 대안이나 틈새시장으로 인식됐던 리모델링 분야를 단지의 대형화와 새로운 사업 방식의 도입 등을 통해 재건축과는 차별화된 독자적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요컨대 CM의 활용으로 리모델링의 기술을 진화시키고 재건축과의 차별화에 의한 새로운 시장 형성이라는, 이른바 영역의 확대 효과를 이끌어 냈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무쪼록 CM이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건설산업 발전의 진정한 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CM을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눈을 나라 안으로 돌려봐도 괄목할만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약 250억달러 규모의 송도신도시 개발 사업을 비롯해 200억달러 규모의 용산 재개발사업, 100억달러 규모의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등에서 CM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견 우리나라에서도 CM에 대한 인식과 활용이 전격 증폭되는 느낌마저 줄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분위기를 활착시키기 위해서도 CM인(人)들의 각별한 노력과 연구 활동이 가세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건설업만큼 부정, 부패가 개입하기 쉬운 업종도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맹점은 상대적으로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CM의 강점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임을 극명하게 예시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공사일정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공사후반부에 무리한 공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라 품질의 저하, 하자의 발생, 졸속공사의 진행, 안전사고의 발생 등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완공까지 공사기간 내내 고품질의 건축물을 발주자를 대신해 돌봐주어야 하는 입장에서 투명성과 배치되는 이런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오히려 투명성을 넘어서 CM이 용역비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인식까지 심어주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짧은 CM 역사 속에서 적지 않은 기술 및 서비스적 진전을 이뤄 왔다. 그러나 아직도 발주자들이 CM을 이용해야 하는 정교한 논리의 개발 등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부디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