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79>바캉스와 개
[안동유의 세상만사]<79>바캉스와 개
  • 국토일보
  • 승인 2016.09.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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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바캉스와 개

세계적으로 개고기를 먹는 걸 혐오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몇몇 나라나 문화권에서 개고기나 반려동물 또는 애완 동물을 먹고 있다. 꼭 그런 동물이 아니라도 몬도가네식 혐오식품은 곳곳에 있다.

아프리카, 동남아, 중국서 개고기를 먹는 관습이 있고 심지어 2차대전(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까지 중국에선 인육도 먹고 매매됐다고 한다.(식인 풍습이 있는 오지의 문화권을 제외하고도)

그럼에도 오래 전부터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으로 제일 비난 받는 나라는 우리나라다. 무슨 이유에선지 개고기 식용 문제하면 도마 위에 오르는 건 우리나라고 개고기를 제일 많이 먹는 걸로 알려져 있다.

개고기 식용에 대한 비난은 프랑스가 대표적이고 그 중에서도 유명한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선두 주자였다. 개고기를 먹는다고 브리짓 바르도가 그러면 니들은 그리 개를 사랑하면서 바캉스 때 길에 숱하게 버리냐고 우리가 응수했다.

푸아그라와 뜨거운 드럼통에 개가 달려 고루 고기를 익히는 요리는 두고라도 유기견은 이미 오래전에 파리의 여름 풍속도가 되어버렸다.

이제 선선한 가을이 되어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내지만 이번 여름은 유독 더웠다. 들리는 소리가 이번 여름에 바캉스를 가면서 버린 개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우리도 프랑스가 되었다. 우리도 유기견이 넘치게 된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건 자기애의 다른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금쪽같이 사랑하다가도 조금만 사랑이 식으면 귀찮아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버린다. 사람의 욕심일 뿐이다.

이런 심리는 개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 안다.
개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 완전히 개의 본성을 거스른다.

개를 사랑한다고 털을 깎고 염색하고 옷을 입히는 데 이런 건 오히려 개를 괴롭히는 거다. 이런 걸 과연 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개의 본성대로 넓은 마당에서 마음껏 뛰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면 되는데 아파트에 가두고 먹이만 잔뜩 줘서 살만 찌고 고혈압에 당뇨가 걸려 개를 치료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개를 운동시키는 헬스 시설까지 있는 게 현실이다.

장자엔 이런 얘기가 나온다. 바다새를 데려다 온갖 진미를 먹이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지만 수척해진다. 결국 사흘만에 죽게 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바다새는 본디의 바닷가로 보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것이 좋아진다.본성대로.

개를 식용으로 하는 걸 반대하는 것도 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개를 사랑한다고 내맘대로 개에게 사랑을 주는 것도 학대로 볼 수 있다.

그건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경에 남이 네게 하기를 원하는대로 너도 하라고 하는데 진정한 뜻을 모르면 자칫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 내 사랑을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내 방식의 사랑을 강요하지 마라. 내 만족일 뿐이다.

공자가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마라고 했다. 이것도 오류가 나올 수 있다. 기준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마라고 한 것이다.

여전히 여름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먹을테고 개에 옷을 입혀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다니는 풍습은 쉬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것만은 기억하자 사랑은 주는 사람과 받는 동물(또는 사람이)이 같이 기뻐해야 하는 것이다.

다 큰 아들놈에게 뽀뽀는 그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