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철도의 날 특집]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기환 원장에게 듣는다
[2016 철도의 날 특집]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기환 원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6.09.2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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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신기술 개발·해외시장 확대 등 한국 철도기술 발전 역량 결집”

[철도의 날 특집]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기환 원장에게 듣는다
“차세대 신기술 개발·해외시장 확대 등 한국 철도기술 발전 역량 결집”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기환 원장.

■ 철도 기술에 IT 접목… 글로벌 경쟁력 향상 기반 구축
■ 철도안전분야 국제공인인증 시행… 국익창출 일익
■ 해외 철도시장 진출 위해 주요 국가와 맞춤형 협력 강화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주요 발자취를 설명한다면.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1996년 3월 2일 설립, 2008년 8월 한국인증기구(KOLAS) 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꾸준한 철도기술 개발에 매진해 2001년 12월 한국형 표준전동차 개발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2004년 12월 한국형고속열차가 시속 352.4km를 돌파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2010년 시속 350km급 한국형고속열차인 KTX-산천을 상용화했습니다. 같은 해 한국형틸딩열차가 시속 220km 주행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고, 이듬해인 2011년 한국형 경량전철 K-AGT를 상용화해 부산도시철도 4호선에 투입시켰습니다. 특히 차세대전동차 시운전도 실시했습니다.

2012년 5월에는 시속 430km급 차세대고속열차인 해무(HEMU) 430X 출고해 다음해 시속 421.4km를 돌파한 바 있습니다.

2014년 5월에는 무선전력전송기술을 고속열차에 적용하고, 6월 SUMA550 초고속자기부상열차 단거리 시험선도 구축했습니다. 특히 11월에는 무인자동 미니트램을 개발하는 등 한 해 동안 많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철도기술연구원 출신 제1호 창업자를 배출하는 업적도 기록했습니다.

- 철도기술연구원의 추진사업 현황은.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고속철도 속도경쟁을 선도하고 해외 철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고속철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고속도 시속 430km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를 비롯해 레일방식 초고속철도 핵심요소 기술 개발, 아음속 캡슐트레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장 없는 철도, 믿고 탈 수 있는 안전한 철도를 만들기 위해 실시간 운행 안전 모니터링 기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지능형 철도·교통 안전기술 등을 개발 중입니다. 그리고 도시 안에서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줄 맞춤형 교통시스템과 좀 더 편리한 이동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주행성능이 같은 차량으로 도로 바로 아래를 달리는 새로운 개념의 저비용 저심도 지하철, 도시 미관을 살릴 배터리로 달리는 친환경 무가선 트램, 기존 도로를 그대로 쓰는 바이모달 트램, 세계 최초로 수직·수평 이동을 하는 미니트램, 폭설, 결빙, 급경사가 더 반가운 산악철도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철도화물 수송경쟁력을 향상해 물류체계를 혁신할 이단적재 열차, 남북 및 대륙철도 상호운영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도 나섰습니다.

미래를 대비한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술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대용량 60kHz 비접촉 전력공급기술, 세계 최초 LTE-R을 활용한 열차제어시스템, 계절에 상관없이 20시간 이내 양생이 가능한 콘크리트 급속 양생기술, 시속 600km급 레일형 초고속열차 핵심기술, 무진동 급속터널 굴착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 철도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 추진 방향
▲ 국내 철도시장 규모는 협소합니다. 그렇기에 철도산업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분야의 강소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연구원에 입주해 있는 25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및 장비활용 등 연구 인프라를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에 유·무상 기술이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으로 연구 인력을 파견해 현장 중심의 애로 기술 지원 등 기업이 직접 필요로 하는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시속 300km, 시속 200km 등 다양한 속도대역별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전, 역세권 개발, 차량 현지생산 등 세계 각국의 까다로운 조건을 기술로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철도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효율적인 지능형 철도가 보편화되고, 각국의 속도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초고속철도가 생활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도기술연구원은 연구개발(R&D) 목표를 ‘안전·편의·지속가능’에 두고 단기적으로는 기존 기술의 최적화를,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방침입니다. 무인 자율주행, 원격감시·제어, 자가진단·치유, 위험감지·대응, 지능형 통합관제 등이 가능한 스마트철도, 진공튜브형, 자기부상형, 융합레일형 등 다양한 방식의 초고속철도와 핵심부품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활동들이 철도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정책과 R&D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 제시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글로벌 철도기술 진출 추진현황 및 전망은.
▲ 철도기술연구원은 글로벌 철도시장 진출을 위해 주요 국가들과 맞춤형 협력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부가 주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사업 한국컨소시엄에 참여해 기술 이전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3조원 규모의 고속철도와 250억원 규모의 시험장비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태국은 철도기술표준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 검토 및 자문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으로 더욱 돈독해진 베트남과는 호치민 메트로 타당성조사 사업을 비롯해 베트남 교통분야 DEEP(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 사업을 통해 인적 역량강화, 법제도 컨설팅, 교통인프라사업 민관협력사업(PPP) 모델 구축 컨설팅 등 베트남 철도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이란, 러시아, 인도 등과도 전문인력 양성, 국제공동연구, 철도제품 상호 인증 등 다양한 협력을 위한 활발한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 철도기술연구원이 국제공인시험에 나서게 됐는데.
▲ 맞습니다. 지난 8월부터 한국 철도산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철도기술연구원이 철도안전분야 국제공인 제품인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에 국제인증기관이 없어 철도기술이 안전성을 인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 인증시험기관 인증으로 국내외 부품업체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국제인증을 받을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국내에서 인증을 받기 때문에 국내 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도 해소됐습니다.

철도부품의 국제인증 시장 규모는 약 3~5조원가량으로, 국제인증 업무로 국익창출의 부수적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 시장 규모가 약 100억원에 불과한 점에 비춰볼 때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철도기술연구원은 국내 철도기술과 안전성 향상, 철도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 한국철도 기술 수준 현실 진단한다면.
▲ 최고기술의 수준을 100로 볼 때, 한국은 아직 83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차량, 전력, 건축, 시스템 분야 등에 비해 신호 분야에서 격차가 더 많은 편입니다.

다만 최고 수준인 국내 IT기술이 철도기술에 접목되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또 철도안전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실시간 고장 진단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녹색교통수단인 철도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가경제 성장을 견인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2016년 제117회 철도의 날 기념 메시지는.
▲ 한국에 처음으로 철도가 운행을 됐을 당시, 관련 기술이나 자본은 모두 외국 것이었습니다. 철도 개통 117주년을 맞은 현재는 자체 기술로 시속 300km 이상의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반열에 오르고, 철도교통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철도현장에서 묵묵히 고생하신 많은 선·후배, 동료 여러분의 노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해외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국산화는 물론이고 더 앞선 기술을 만들어낸 많은 엔지니어들의 땀방울도 성장에 일조했습니다.

비록 처음엔 배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세계 최고의 철도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경쟁력. 바로 한국인의 저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철도인 여러분 모두에게 고맙고, 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