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우건설 재매각의 파장
[사설] 대우건설 재매각의 파장
  • 국토일보
  • 승인 200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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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지난 2006년 인수한 대우건설을 되팔기로 결정해 그 결과와 파장이 주목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그동안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이른바 풋백옵션의 부담을 덜고 경영을 정상화할 계획이었으나 FI의 제시조건이 재무구조 개선에 근본적 방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 결국 팔기로 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당초 새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했던 기한을 앞당겨 이같이 특단의 결정을 내린 것은 유동성 위기의 진원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는 결단으로 해석돼 현재 진행 중인 대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자체에는 동요의 파장으로 인해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적지 않게 부정적 작용을 할 것이란 우려도 따른다. 특히 매각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해외공사 수주 및 집행 등의 혼선과 차질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소지가 짙다.


 이미 재매각 소식을 접한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적지 않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도 매각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의 파장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런 동요의 배경에는 국내외 건설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재매각을 앞둔 상황에서는 당연히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현실적 시장 여건은 좋지 않은 국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호그룹, 그리고 정부 당국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보다 신속한 매각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의 금융시장 상황이나 기업경기 여건을 감안 할 때 새 주인을 찾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때문에 여력을 갖춘 기업들이 인수자로 나설 만한 여건부터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인수와 관련된 제도적 걸림돌은 없는지, 법적 틀 내에서 인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등의 전향적인 검토가 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이번 금호의 대우건설 매각은 당면 과제인 대기업 전반의 구조조정 활성화라는 관점에서도 도움이 되는 해법이 강구돼야 마땅하다.


 사실 대우건설 재매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렇게 좋은 게 아니다. 경기상황이나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등이 인수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제값을 받을지 여부가 미지수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기업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인수· 합병(M&A)시장 자체가 소멸 상태인 데다 건설경기 침체로 대우건설이라는 대형 매물을 인수할 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이런 여건 변화로 지난 2006년 초 대우건설 매각전이 치열하게 벌어졌을 당시에는 금호 외에도 한화, 두산, 유진그룹과 프라임산업 등 10개 컨소시엄이 뛰어들었지만 이들 기업이 재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토목, 플랜트, 건축, 주택 등에서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우건설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어야 마땅하다고 우리는 본다. 지난 10년간 갖은 풍파에 시달리면서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데서도 대우건설의 진면목은 드러난다. 그만큼 대우건설은 위기로 다져진 회사라 할 수 있다.

 

 대우건설 사람들이 ‘위기에 더 강한 DNA를 갖고 있다’고 자평할 정도로 웬만한 위기 상황을 모두 돌파한 경험 역시 큰 자산인 기업이다. 특히 대우건설의 저력은 뛰어난 인적 자원에서 나온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막강하다.


  이렇듯 경쟁력을 두루 갖춘 기업인만큼 인수기업 역시 상응하는 능력을 지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이런 주문을 하는 것은 사실 이번 대우건설의 문제가 인수기업의 자체 자금여력보다 외부자금에 의존한 무리한 인수합병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금호는 대우건설을 6조4,056억원에 인수하면서 55%에 해당하는 3조5,200억원을 외부의 FI로부터 조달했다. 결국 자체 자금력의 취약에서 화(禍)를 불러온 것이다.


  관련 당사자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인 고려와 지원이 따라야 하는 이유도 이런 배경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