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 통계 이야기]<9>자동차당 도로연장
[국토교통 통계 이야기]<9>자동차당 도로연장
  • 국토일보
  • 승인 2016.07.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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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현 국토교통부 정보화통계담당관

 
국토교통 통계 이야기

국토교통 통계는 국토교통 균형발전 선도를 위한 중심축으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本報는 ‘국토교통 통계이야기’ 코너를 신설, 국토교통부 정책추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통계이야기를 매주 게재한다.
 

자동차당 도로연장

국토개발을 통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지난 1970년 서울-부산간 경부고속도로를 개통한 것이 그해 7월 7일이었으니 만 45년 됐다. 이를 기념해 매년 ‘도로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부고속도로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가적 부흥에 기여한 의미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도로망이 지속 확충되고 개선되어 이제는 먼지 날리는 비포장 신작로는 까마득한 추억이 됐다. 잘 닦여진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행렬은 생활의 일상이 되어 바쁘게 생활 현장으로 달려가거나, 때로는 여유로운 여행길을 달리고 있다.

오가는 목적은 각기 다를 지라도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최고 제한속도에 맞춰 달리는 게 습관이 되어가는 듯 하다. 혹시나 속도가 느려진다 싶으면 옆 차선으로 내닫는 자동차의 질주에 차체가 흔들려 순간적으로 운전대를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시대는 지체없이 질주하는 도시인의 속성이 체질화돼야 하는 듯 하다. 흔히 물흐르 듯 주위의 자동차와 속도를 맞추는 것이 되려 안전하고 차량 통행도 원활하다는 주장에 공감을 표해야 편안해 지는 듯 하니 씁쓸해 진다.

어느 광고문구와 같이 자동차의 ‘질주본능’대로 지역적 한계를 넘어 대륙을 관통하려는 노력도 꽤 오래됐다.

지난 1959년 현대판 실크로드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한 이래 2004년 국제연합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 ESCAP)가 주축이 돼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등 32개국 55개의 노선망으로 구성된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 협정’을 마련하고 각국의 14만여㎞의 도로망을 연결하는 계획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907㎞ 구간이 포함돼 있으며,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500㎞ 연장의 부산-서울을 통과하는 ‘아시안 하이웨이 1번 노선(AH1)’과 국도 7호선을 중심으로 407㎞ 연장의 부산-강릉을 통과하는 ‘아시안 하이웨이 6번 노선(AH6)’이 있다.

해당 구간을 달리다보면 ‘아시안 하이웨이’ 이정표를 쉽게 볼 수 있다. 머잖아 반도를 넘어 대륙을 횡단할 때를 대비해 최고 제한속도 위주의 주행습관을 주변 경관도 즐기며 도로안내표지도 살피고, 인근 차량의 주행도 배려하는 여유로운 운전문화를 형성하고 주행지원 시설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간 도로망 연계이용이 확대되면 각 국의 도로망 확충 수준에 따라 해당지역의 통행편의가 달라질 것이다. 자동차의 통행 편의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으로 ‘자동차당 도로연장’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도로연장은 10만5,673㎞이며 자동차는 2,000여 만대로 자동차당 도로연장은 5.25m 수준이다. 도로망에 비해 자동차가 지나치게 과밀한 듯도 싶고, 반대로 국토면적대비 도로율을 나타내는 도로밀도(㎞/㎢)는 1.06 수준이니 자동차 대비 도로가 부족한 듯도 싶다.

물론 동시 운행되는 자동차 비율, 2~10차선 등 도로폭, 자동차 자체의 길이 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므로 실제 주행하는 자동차간 운행간격과는 괴리가 크다. 인구대비 자동차 보유대수까지 감안하면 더욱 복잡해지므로 ‘자동차당 도로연장’이 국가간 단순 비교하기에는 용이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자동차당 도로연장은 4.5m인데 이는 도로밀도(㎞/㎢)가 0.90에 그치고 있어 우리나라보다 되려 자동차당 도로연장이 짧은 편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도로밀도는 1.7~2.0 수준이어서인지 자동차당 도로연장은 영국은 13.0m, 독일은 13.4m로 유사하고, 프랑스는 27.7m 수준이다.

결국 국가마다 자동차 보유대수와 도로여건 등의 차이에 따라 자동차 주행환경도 그만큼 상이함을 알 수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OECD 각료이사회에서 ‘경제적 도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주제로 외연적 확장을 통한 성장 한계를 인식하고 글로벌 저성장 추세 탈피를 위해 내포적 성장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자동차당 도로연장을 이야기하다 보니 여전히 눈에 띄는 당장의 성과에 흥분하고 있는 건 아닌가 되돌아 봐야할 때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