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70>구더기 무서운 수영 금지!
[안동유의 세상만사]<70>구더기 무서운 수영 금지!
  • 국토일보
  • 승인 2016.06.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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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구더기 무서운 수영 금지!

여름이다. 기후가 변했네 뭐네 하며 여름이, 더위가 빨리 왔다고들 한다.

원래 기후는 늘 이상 기후였고 5월말, 6월이 좀 더웠던 게 사실인 듯하나 오츠크해 기단의 영향으로 서늘한 초여름이 우리나라 여름 기후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튼 이른 더위 탓에 시원한 물가가 그리워지고 물놀이가 생각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개인적으로 자연을 좋아해 캠핑을 즐기는데 우리나라의 곳곳에 좀 쓸만한 물가는 다 수영금지가 돼 있는 게 너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짜 수영할 만한 곳은 수영을 금지하고 겨우 무릎 정도나 오는 곳이나 물놀이가 허용된다.

도대체 어디서 수영을 하고 즐기란 말인가? 이렇듯 곳곳에 수영을 금지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안이한 사고방식에 원인이 있는 듯하다.

주민들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공원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분수시설을 한 곳이 여럿 있었지만 곧 물을 빼고 급기야 메워버린 곳이 한둘이 아니다.

처음엔 보기 좋은 쾌적함을 고려해 설계를 하지만 곧 여러 관련자들의 상관들이 간섭을 해 대기 시작한다.

어린이가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할 건가? 취객이 빠지면? 이런저런 기우에 가까운 염려로 담당자는 시달리게 된다. 결국 물을 빼서 익사의 염려를 해결하고 빈 곳을 메워 실족의 위험을 해결한다.

이런 태도가 곳곳의 쓸만한 물가마저 수영금지 지역으로 고시하게 되는 원인이다. 인공 연못과 달리 자연물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니 금지만능의 무사안일주의가 판을 친다.

중국 관련 필름을 보면 넓은 호수에서 노인들이 수영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노익장을 과시한다.

마오쩌둥이 그랬고 덩샤오핑이 그랬듯…. 미국이나 유럽도 이렇듯 마구 금지하는 일은 없다. 그들이 보는 한국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을 터이다.

조직폭력배들이 회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렇다고 회칼을 못 만들게 하면 그 맛있는 회는 어디서 어떻게 먹어 볼텐가? 완벽하게 안전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지만 사고의 염려는 어디에나 있다.

그런 부작용을 염려해서 본질적인 내용을 금지하면 어디서 그런 일을 해 볼 것인가?

서양의 발전이 자유와 그 자유를 바탕으로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과감하게 저질러 보는 모험심에서 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기반한 모험심은 새로운 세계의 발견을 동경하고 항해술을 발달시켜 결국 신대륙의 발견과 과학의 발전을 가져 왔다.

그것이 결국 서세동점으로 이어지고 제국주의의 침탈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긴 했지만 서양의 우월함이 아직까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인이 됐다.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 앞으로도 역사는 그렇게 발전할 터이지만 동양은, 특히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넓은 세상을 향한 과감한 시도가 부족하다. 생활 가운데 이런 작은 문화나 태도가 사회의 발전과 새로운 모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이것저것 시도할 때 우주 개척이란 큰 발걸음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몸을 사리는 듯하다. 자유는 이런 부작용과 금지를 넘어 신세계의 지평을 연다. 부디 금지만능의 안이한 사고에서 벗어나서 사고는 다른 방법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바란다.

조상들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갔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