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 바란다
20대 국회에 바란다
  • 나철균 논설주간
  • 승인 2016.05.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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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3당 체제의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축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번 20대 국회는 4년 후 '앞선 19대 국회랑 뭐가 다르더냐' '역시더라'는 평을 받는 실망스런 국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3당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20대 국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면담을 가졌다. 이날 뜻 깊은 회동자리에서는 마땅히 옛날부터 실천됐어야 했던 '협치' 라는 국민들의 희망을 안겨주는 신조어 아닌 신조어가 탄생했다.

그간 정치권과 국회에 실망과 좌절로 점철돼온 허전했던 가슴 한 구석이 뻥 뚤 린 듯 했으나 얼마 지나자 않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과 제창이라는 노래 형식에 '협치'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 29일로 문을 닫는 19대 국회의 법안 통과비율은 약 51%이고 힘들게 제정한 시급한 민생과 안보법등 1만 여건의 각종법안들은 각 정당들과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폐기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니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는 게 아닐까?

물론 민의를 대변하고자 정말 열심히 일한 모범 의원들도 많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의원들이 꽤나 많았음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받는 세비를 은근 슬쩍 인상했던 일이며 민원 때문에 어렵사리 의원실을 찾은 민원인과 국민을 향해 고압적인 태도를 취한 사례도 있고, 심지어 일부 보좌관들도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하기도 했다.

신성해야할 국회가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라는 멍에를 떨쳐버리고 20대 국회부터는 정말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혁신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혁신위원회를 만드는 걸 보면 이제는 정말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이 또한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어렸을 적에 어떤 선진국의 의원들은 보좌진도 없이 혼자 자건거를 이용해 찾아다니며 민생을 해결해 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찾아가는 민원 서비스는 못할지라도 시급한 민생을 위한 법안이라도 정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에게 필요하다면 즉시 합의 처리해주는 기본업무라도 잘 지켜주었으면 한다.

또한 자리배치도 가나다 순이든 자연스런 방식이 채택되어야지 관리하기 좋다며 정당별로 앉는 모습도 화합이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는다. 화합하는 모습이야말로 내년 대선과 21대 총선에서 지역 주민과 국민으로부터 신뢰속에 사랑받고 선택받는 지름길이 아닐까?

오래전 독일에서 국민을 상대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가?'라는 퀴즈를 냈다. 이 질문에 초등학생의 답인 '어머니의 눈동자'가 1등으로 뽑혔다. 어머니가 자식을 바라보는 눈동자야 말로 어떤 이유도 없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20대 국회는 이처럼 민의를 잘 살피고 협치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의의 전당이 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내년 대선과 21대 총선에서 다시 선택받는 국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