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진학 회장에게 듣는다
[인터뷰]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진학 회장에게 듣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6.03.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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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은 기업 영리사업 아닌 국민행복 위한 국가 공익사업입니다”

“리모델링은 기업 영리사업 아닌 국민행복 위한 국가 공익사업입니다”

“리모델링은 ‘제2의 건축’ 新 블루오션… 리모델링 활성화 역량 결집”
국내 노후 아파트 300만호 이상․30년이상 전국 251만2천동 ‘문제’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전담부서 설립 등 제도 개선 적극 나설 터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힘이다’ 경영철학 실천 ‘혁신’ 주도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시간단축은 물론 이에따른 비용절감 등 신축사업보다 1/3 정도의 비용절감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자원의 효율화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특히 노후건축물 리모델링은 기업의 단순한 영리 추구가 아닌 국민행복을 증진하며 삶의 질을 제고하는 공익사업으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촉구됩니다.”

지난 2월 한국리모델링협회 새 수장으로 취임한 정진학 회장(유진기업(주) 사장)은 리모델링의 중요성을 강조, 분당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활성화 등 국내 산적한 리모델링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정부 건설정책이 재개발․재건축에 맞춰질 경우 노후공동주택은 도심슬럼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장기적 안목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정 회장은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리모델링 주관 부서 신설 등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실천해 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1기 신도시의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작금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에 총력, 리모델링 인식을 전환하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 뿐만아니라 관련산업 발전 촉진과 새로운 건설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정 회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정 회장은 지난 1994년 유진그룹 입사 후 22년 한결같은 열정으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유진기업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힘이다’라는 철학을 실천,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이끌어낸 정 회장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담대한 도전!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 위대한 변신!’ 경영철학이자 삶의 신조라며 환하게 웃는 정 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서 한국리모델링협회 탄생 15주년을 맞은 올해 미래 15년을 향한 힘찬 도약이 기대된다.

다음은 정진학 회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협회장 취임 두달이 지났습니다. 협회 운영 중점 경영전략은.

▲ 리모델링은 국민의 60%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적극적 재생수단이며 제2의 건축입니다. 그만큼 리모델링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노후건축물 리모델링 사업은 기업의 단순한 영리추구가 아닌 국가적인 공익사업입니다.

국내 모든 노후 건물들을 한꺼번에 철거하고 신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 국가적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지진 등에 대한 재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 절감 정책도 함께 전개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협회는 작년 초부터 리모델링 전문인력의 양성 등 리모델링 진흥을 위한 교육사업 확대와 리모델링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리모델링연구소(KRRC, Korea Remodeling Research Center)’를 설치, 운영 중에 있습니다.

올 리모델링연구소에서 수주한 연구용역이 본격 수행되는 만큼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 21세기가 요구하는 선진화된 건축기술 및 정책제안을 통해 리모델링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 올해 15주년을 맞은 협회의 미래 15년을 위한 비전은 무엇입니까.

▲ 올바른 리모델링 인식 확산과 수요창출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이 건설산업의 중심 영역으로 새롭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겠습니다.

특히 분당 등 1기 신도시 공동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활성화에 주력, 새로운 모델 제시는 물론 건설산업 새로운 시장 창출과 함께 관련산업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국가 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데 역량을 결집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리모델링협회가 리모델링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 양성을 위해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6개권역을 대표하는 대학교와의 산학협동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관리 전문가(RMP, Remodeling 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강화, 건설업체들이 올바른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올 상반기 LH, SH공사 등 건설관련 공기업 임직원을 시작으로 전국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하는 리모델링 사이버교육도 광범위하게 시행할 계획입니다.

- 리모델링 시장 현황에 대해 진단해 주시죠.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말 기준 노후 공동주택은 이미 300만호를 넘어섰고, 준공 후 30년 이상된 노후건축물은 전국 251만1,900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전체의 3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는 국내 건축정책 수립에 있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신축보다는 ‘현존하는 노후 건물의 리모델링’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건설 활동으로, 신축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요, 기존 건물이 존치돼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 공종에서 고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됨은 물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지만 아직 신축과 동일하게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만 사업에 접근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국내 리모델링 문제점은.

▲ 아파트의 수명연장을 위한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맞춤형 리모델링과 증축형 리모델링이 상호 보완관계를 이뤄야 하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국내 처음 리모델링 정책을 도입할 때 ‘무분별한 재건축을 방지하고 리모델링을 활성화한다’라고 홍보했기 때문에 재건축과 대립관계가 형성된 것인데요,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동일영역에서의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신축 → 리모델링(보수․개수․대수선) → 재건축’의 순서가 바람직한 건축물 수명주기입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둘다 양질의 주거를 확보하는 도시재생의 주요 수단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 가능여부 사전검토를 의무화해 리모델링이 곤란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재건축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은 무엇입니까.

▲ 리모델링 사업추진이 부진한 이유는 초기사업비 확보의 어려움, 정부정책의 혼선, 관련법 및 자치구 간의 대응 및 유권해석의 차이, 비찬성자의 빈번한 소송에 의한 사업지연과 공사비 증액 등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관련 법규가 산재,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현행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추진 관련 행정절차에 관한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모델링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명확한 기준은 물론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특히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혹은 주택법 내 별도의 장 신설)등의 방법으로 관련법을 통합,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와 함께 안정적인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터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리모델링 주관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겠습니다.

업계에서도 증축 뿐만아니라 필요한 곳만 고쳐 쓰는 ‘맞춤형 리모델링’, 한지붕 두가족의 ‘세대구분형(멀티홈) 리모델링’ 등 여러가지 사업모델을 홍보하고 다양한 주민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및 공법을 개발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수요자 또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같은 ‘집을 고치는 행위’에 대해 자산증식 보다는 ‘주거환경 개선’에 더 많은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몇 년 전 SH공사에서 내걸었던 슬로건처럼 ‘집은 사는(Buy)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 돼야 하는 것이지요.

- 리모델링 활성화는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는 생각입니다.

▲ 기존 건물의 유지보수 시장은 리모델링으로 대표되기에,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 된다면 기존 설계, 시공, 건자재 등의 직접적인 공사 관련 업종은 물론 CM, 건물관리, 시설관리 서비스, 부동산 컨설팅 등의 파생사업 또한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국내 IT기술과 리모델링 산업이 서로 융합한다면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규모 리모델링인 ‘집수리 시장’에서는 현실과 가상환경을 융합해 보여주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케아는 물론 KCC나 한샘 등의 국내 대표 건자재 기업들은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업체들이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같은 신규사업 분야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 IT분야와 접목한 건설융복합 분야를 발굴, 집중 육성함으로써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건설산업 성장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 리모델링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 지금처럼 정부의 건설정책이 재개발·재건축으로 맞춰질 경우 향후 도심슬럼화 등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노후화된 공동주택은 실 주거면적 협소․주차공간 부족․도시 슬럼화 등 여러가지 사회경제적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건축물의 성능감소는 곧 ‘국민의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 감소를 야기, 결국 계층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는 만큼 리모델링을 통한 적극적인 주택의 질 향상으로 이를 개선해야 합니다.

각종 건설 신기술의 적용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노후 건축물이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전환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유도, 에너지절약 시책에 맞춰 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환경 개선의 상생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은 아파트 단지의 적극적인 재생수단이자, 제2의 건축으로 리모델링이 향후 국가 건설정책의 중심축으로 견고히 자리 잡아야 합니다.

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