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 신지 아지 자지 하위무지(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
천지 신지 아지 자지 하위무지(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
  • 국토일보
  • 승인 2009.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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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의 세상만사] (주)삼미 대표이사 / 공학박사 / APEC 공인컨설턴트 / 기계기술사

  ‘십팔사략(十八史略)’에 소개된 양진(楊震)은 매우 청렴한 상서학자(尙書學者)로, 그 해박한 지식은 당시의 유가(儒家)에 견주어져 ‘관서(關西)의 공자’로 칭송받고 있다.


그는 민간에서 학문을 강의하여 쉽게 벼슬길에 오르지 못했지만, 나이 50세가 되어 간신히 지방의 관리가 됐다.
대장군인 등질이 그가 뛰어난 재주가 있음을 듣고 불러서 천거했기 때문이다. 양진은 관직에 나간이후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어 요직을 두루 거치게 됐다.


네 번째의 관직으로 그가 동래군(東萊郡)의 태수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동래군은 산동성(山東省)의 액현(掖懸)을 다스리는 곳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양진은 부임하는 도중에 인근의 창읍(昌邑)에 잠시 머물게 됐다.


그 때 창읍의 현령 왕밀(王密)이 찾아왔다. 왕밀은 양진이 형주(荊州)의 자사(刺史)였을 때, 천거된 사람이었다. 밤이 되자, 왕밀은 품고 왔던 10금을 양진에게 주었다.


양진이 거절하며 말했다. “당신의 옛 친구는 당신의 사람됨을 이해하고 있는데, 당신이 그 옛 친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닌가?"


그러자 왕밀이 말했다. "한 밤중의 일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자 양진은 말했다. "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 (천지 신지 아지 자지 하위무지/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이르는가?)"

 

우리가 사는 사회에 선물이 없다면 매우 삭막할 것 같다. 왜냐하면 선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인간관계를 빠르게 발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선물의 수준을 넘어서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행위라면 그 것은 뇌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뇌물은 자연스럽게 부패로 이어진다.


2008년 세계 부패지수(2008 Corruption Percertions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상국가 180개국 중 40번째에 해당된다.
미국과 일본은 나란히 18번째, 그리고 중국은 72번째에 해당된다. 또 다른 부패관련 통계자료로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부패지수’ 라는 것이 있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및 교육청으로 구분해 전체 381개 기관을 대상으로 10점 만점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부패가 없는 기관으로 평가한다.


200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5.93점을 획득해 중앙행정기관으로는 최고 청렴한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지방자치단체로는 전북 전주시가 4.27점으로 역시 청렴한 기관으로 선정됐다.


대상기관 전체에서 가장 청렴한 기관은 서울 남부교육청이 3.08점으로 최고의 청렴기관 및 교육청의 최고 청렴기관이 됐다.    


요즈음 각종 매스컴마다 공무원 뇌물사건을 단골메뉴로 다루고 있다.


그 대상도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구청의 말단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이는 국가의 기강이 흔들리는 중대한 사안이다.


무엇인가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공무원이 양진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양진을 사표로 삼으려는 공무원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