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정광량 신임회장에게 듣는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정광량 신임회장에게 듣는다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6.03.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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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 산업의 한 영역으로 재정립 돼야 합니다”
구조기술사 존중받고 공정한 대가 구현 환경 조성 전력
“건축구조기술사회, 건설시장 중심 ‘우뚝’, 새도약 나설터“

[인터뷰]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정광량 신임회장에게 듣는다
“건축구조, 산업의 한 영역으로 재정립 돼야 합니다”

“건축구조 산업이라는 단어조차, 업역도 없습니다. 이는 결국 건축구조의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구조도 산업으로서의 당당한 위상을 확보해야 할 때입니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그 동안 많은 관련 법령 보완을 거쳐 상당 부분 시대가 요구하는 제도로 변화를 보여 왔지만 근간이 뚜렷하지 못한 제도적 모순으로 건축구조 시장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지적하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정광량 신임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毛皮之附(모피지부, 가죽도 없는데 털을 입힌다) 형국을 만들어선 안 된다” 건축구조기술사의 품위유지와 위상확보를 위해 그간 동분서주해 왔던 인물이기에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그에게 주어진 임기 동안 건축구조 산업 진흥을 향한 중점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대담=김 광 년 本報 편집국장


“12년 동안 건축구조기술사회 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구조기술사회를 더 크게 만들겠습니다” 3월부터 구조기술사 단체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광량 회장은 지난 33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친 업계의 대표적 건축구조기술 전문가다.

정 회장은 1983년 현대건설을 통해 건축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약 10년 뒤 건축구조기술사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지금까지 건축구조(建築構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도맡았다. 이렇게 흘러간 30여년의 세월 속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올해 또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구조기술사 존중받고 공정한 대가 구현 환경 조성 전력

“구조기술사가 존중받고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정 회장은 말한다. 구조기술사들이 업계에서 과소평가를 받는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이를 위해 “계약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직발주를 활성화해 바람직한 거래유형을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정 회장은 한결같이 회원 권익 보호를 주장한다. 이를 실현할 수 있기 위해 대외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다. 법·제도부회장을 적극 활용해 법과 제도를 개선함에 있어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의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구조(構造)관련 학회와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뒷받침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는 구상도 깔려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구조기술사는 설계사나 시공사로부터의 종종 권익을 침해 당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방안을 ‘신문고 제도’에서 찾았다. 다양한 곳에서 발생한 피해를 건축구조기술사회가 직접 의견을 접수해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빼 놓을 수 없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악성 채무자”라고 강조한다. 구조 계산 등 건축에 반드시 필요한 업무를 진행했음에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회원들이 겪고 있다는 것. 이런 문제로부터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신용정보회사와의 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특수구조건축물과 전문용역에 대한 사례집, 영역대가, 수행방법 등을 담은 지침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건축구조기술사회, 건설시장 중심 ‘우뚝’, 새도약 나설터“

   
 

아울러 정 회장은 “건축구조기술사회가 변화하는 건설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건축물에서 구조가 대표적 핵심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그는 구조건축기술사회에 구조산업 활성화를 위한 위원회를 꾸려 협의체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협의체가 탄생하면 현재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산업체와의 교류가 늘어나 건축구조기술사의 업무 영역이 늘어나게 된다. 대표적으로는 시공과 구조(CE·Construction Engineering)가 합쳐진 업역이 있다.

이러한 구상에는 설비·전기·소방 관련 기술자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건축과 관련이 깊은 분야의 전문기술자 간의 협의회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구조감리 참여대상도 면밀히 검토하고, 구조도면은 구조기술사가 작성하겠다는 전망도 내놨다. 구조도면 작성을 위해서 구조기술사회가 인증하는 구조도면협동조합(가칭)을 설립해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건축구조, 산업의 한 영역으로 재정립 돼야 합니다”

그는 또 “건설사와 구조기술사는 공생관계입니다. 건설을 추진함에 있어 구조기술자가 함께 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고 조언한다.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건축공정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는 “구조기술사사무소, 건설사, 공기업, 학계를 아우를 수 있는 동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모임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구조심의 및 구조감리, 성능기반의 각종 용역을 수행함에 있어 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이 모든 일을 임기 내 시행하기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며 포부를 밝힌다. 실질적인 건축구조기술사회 회원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비전을 반드시 실현하고자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특히 그는 이는 건축구조기술사의 발전 뿐만이 아닌 건설업계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건설사업을 추진할 때 구조기술자 없이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만연돼 있어 안타깝다. 앞으로는 건설업계 종사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말한다.

부드러운 인상에서 확고한 업무 추진 계획을 설명하는 정 회장. 구조기술사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