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자기 명장 김옥수 도예명장을 만나다
분청자기 명장 김옥수 도예명장을 만나다
  • 목포=김형환 기자
  • 승인 2016.02.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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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살린 독창적 분청자기 만들기 총력”
7전 8기 도전 끝 ‘전통 분청자기’ 제작 도예명장 올라
한국적 순수미 대표… 신비로운 예술적 세계로 이끌어

   
▲ 김옥수 도예명장(08-12호)이 자신이 제작한 분청자기를 보고 있다

“전통을 근본으로 삼고, 여기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분청자기를 철저하게 지켜 가는데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유연한 물레질을 통해 역동적인 미감을 만들어 내고 투박한 매력을 더한 분청사기를 만들어 내는 도예명장, 포운 김옥수 명장의 말이다.

그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약 20년 간 8차례 도전한 끝에 마침내 명장 칭호를 따냈다. 중도에 포기했을 법도 한데, 아마 자신이 지닌 예술 혼에 집념이 맞물려 얻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분청자기는 전통 도자문화 유산 중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독창적 회화미를 지녔다. 청자와 달리 의도적인 장식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소박하면서도 정겨움이 넘치는 자유로운 의식 속에서 태동한 점도 하나의 이유다. 여기에 한국적 순수미를 대표함은 물론이고 신비로운 예술적 세계로 이끌어 동경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옥수 명장은 호남에서는 처음으로 도자기공예 부문에서 2008년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명장(대한민국 명장 12호) 칭호를 부여받았다. 명장 반열에 오른 김옥수 씨는 이곳에서 4대째 분청사기를 만들어 온 전통의 사기장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선친의 어깨너머로 보고 익혀 득기(得技)한 점. 이후 꾸밈없는 분청자기에 매료돼 지금까지 한 길을 걷고 있다. 특히 금을 사용한 유약과 황토를 이용한 문양을 개발하고, 이를 특허 등록하는 등 분청사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명장의 작업장에 들어서면 예술 혼과 흙냄새가 물신 느껴진다. 여기서 탄생한 명장의 분청자는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혹자는 이 소리를 듣고 ‘땡땡이 다완’이라고 불렀다.

이런 작품은 먼저 흙에 섞여 있는 돌, 모래 등을 걸러내고, 공기를 빼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명장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지닌 물레를 써서 다양하게 제작한다. 정교한 손길로 조각하는 이 과정이 명장의 혼과 정신이 들어가는 시기다.

형태를 갖춘 분청자는 건조과정을 거친 뒤 초벌구이 단계를 거친다. 또 도자기에 유약을 입히고, 전통가마에 잘 재인 장작에 불을 지피며 3일 밤낮 동안 열정을 또 한 번 쏟아 낸다. 한 덩이 흙이 불 속에서 긴 시간을 인내한 뒤 비로소 분청사기로 거듭난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나오지만, 정작 가치를 인정받는 완성품은 열에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힘든 일인 셈이다.

포운 김옥수 명장은 각종 공모전에서 총 34회 수상한 경력이 있다. 또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분청사기 공예품 품질인증을 획득, 관광문화상품 개발에도 기여했다. 이밖에 일본, 러시아 등지에서 국제 교류전 및 초대전을 개최해 무안 분청사기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 도자공예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 바 있다. 

한편 오는 3월 김옥수 분청사기 명장 전시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통문화의 보존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분야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헌신하기로 굳게 다짐했다. 한국 전통 도자기 발전에 커다란 한 획을 남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