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정부 믿다(?) 무너지는 우수환경기업들
[전문기자리뷰]정부 믿다(?) 무너지는 우수환경기업들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6.02.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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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투자는 신중히, 리스크 관리강화 집중할 시점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이른바 환경분야 국가대표라고 하는 ‘우수환경산업체 지정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기업주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몇몇 기업은 정부의 장미빛 전망을 믿고 무리수 투자를 벌였다가 결국 무너졌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기술성 및 성장성이 우수한 국내 환경기업에게 우수환경산업체 지정서를 부여하고, 해외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48개 환경 기업이 우수기업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내외 마케팅 및 민간금융 연계지원, 환경기술개발사업 참여 우대 등 기업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지원을 벌이고 있다.

여러 지원에도 불구하고 2012년 환경중견기업이자 맏형격인 한라산업개발이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 확장을 펼쳤다가 주저앉아 법정관리후 타 기업에 인수된 상황이다.

이 당시 건설업계의 침체에 따라 환경분야 역시 가뜩 위축됐던 상황으로 중견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업종에 무리한 투자를 벌인 것이 독이 된 셈이었다.

3년후 작년 11월 업력 21년의 인천에 소재한 우수환경기업 D사가 부도를 맞았다.

수처리 환경장비를 국산화 한 이 업체는 기술혁신기업, 환경신기술, 조달우수제품인증을 받았지만 매출이 점점 줄어들었고, 몇 년전부터 수십 억원을 투자해 새로 시작한 바이오플랜트 사업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환경부, 산업부 등 정부 부처에서 바이오 플랜트사업을 활성화 시킨다는 말을 곧이 그대로 믿은 게 화근이었다.

특히, 올해 초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산업부 산하 발전 공기업을 상대로 기술영업에 올인한 충청권 소재 J사도 부도를 맞고 화의 신청중에 있는 상황이다.

1995년에 설립된 J사는 전기집진기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후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위해 10여 년을 분주히 뛰어다녔다.

그러던 중 발전 공기업 우수협력기업으로 등록되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공기업 리포트를 믿고 50억원 이상의 대출과 투자를 받아 공장을 대규모 증설하고 본사도 경기도에서 충청권으로 옮기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공기업 방만 경영으로 인해 사업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기약없이 미뤄짐에 따라 J사도 경영난에 봉착하고 만 것.

이같은 사례를 두고 “대다수 중소기업은 정부정책 말 놀음의 희생양”, “정부 말만 굴뚝같이 믿고 무리수를 펼친 회사측이 더 문제”라는 설전이 오고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오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기상황 악화가 지속될 경우 제일 먼저 환경분야 투자가 급감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48개 우수환경기업 중 도산 위기에 직면할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신사업 확장은 보다 신중히 접근하고, 생존을 위한 리스크 관리강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