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俠의 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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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일보
  • 승인 200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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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의 세상만사] (주)삼미 대표이사 / 공학박사 / APEC 공인컨설턴트 / 기계기술사

  ‘홍문회견(鴻門會見)’은 三國志의 진수를 느낄 수 사건으로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에 관한 내용이다.


두 英雄은 진(秦)나라에 반기를 든 연합군을 결성해 함께 진(秦)나라의 도성 함양을 공격하기 위해 떠났다. 그런데 함양을 공격하여 항복을 받은 것은 유방의 별동대였다. 이에 화가 난 항우는 유방의 별동대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그 때 해상에 주둔중인 유방의 군대는 10만명이었고 홍문에 포진한 항우의 군대는 40만명 이었다. 더구나 항우의 군대는 유방의 군대에 비해 정예부대로 편성돼 있어 전력은 월등히 우세했다.


특히 유방은 까마득히 이 계획을 모르고 있었다. 항우의 군대가 총 공격을 하기전날 밤 항우의 숙부 항백(項伯)이 유방의 참모 장량(張良)을 찾아와 모든 정보를 알려주었다. 깜짝 놀란 유방은 이튿날 일찍 약간의 호위병만을 대동하고 홍문까지 직접 찾아가 항우에게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죄했다.


유방은 이렇게 하여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홍문회견(鴻門會見)’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항백은 왜 조카 항우를 배신하면서 귀중한 정보를 적군의 참모에게 알려주었을까? 사실은 이렇다. 항백과 장량은 유협(遊俠)의 세계에 몸을 숨기고 지낸 친구사이였다.


장량은 진시황제(秦始皇帝)를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하비라는 곳으로 가서 유협의 세계에 몸을 숨겼다. 그 후 이곳으로 죄를 짖고 몸을 숨긴 사람이 항백이었다.


‘사기’에는 “장량, 하비로 와서 임협(任俠)이 되다. 항백 역시 사람을 죽이고 장량 밑에 숨다.”라고 전해진다. 그런 인연이 있었기에 항백은 옛 친구 장량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 유협은 무었인가? 유협은 우리나라의 홍길동, 임꺽정 또는 일지매처럼 일반 백성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공공의 적을 제거해온 단체로 중국의 오랜 역사에 맥을 이어왔다.


유협, 임협 또는 호협(豪俠)이라고도 불리며 약간의 다른 의미를 갖고 있기는 하다. 즉 유협(遊俠)은 의리를 중히 여기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집단이며, 임협(任俠)은 체면을 소중히 여기고 강자를 물리치고 약자를 돕는 집단이다.

 

그리고 호협(豪俠)은 호걸스럽고 협기가 있는 집단을 말한다. 이 집단은 중국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데 사마천의 ‘사기’나 ‘한서’에서도 항상 좋게 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요즘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뇌물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재임 중 청렴을 강조했던 분이기에 국민들이 더 분노하고 있다.

 

이런 사건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유협시대에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중국의 유협들이나 홍길동과 같은 우리나라의 유협(?)들은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