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시대의 새 총아 ‘한국형 원전’
[사설] 수출시대의 새 총아 ‘한국형 원전’
  • 국토일보
  • 승인 200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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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주력시장인 중동이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출을 위한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숙원이나 다름없는 한국형 원전의 수출이 연내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가시화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국에서 연내 발주할 원전의 사업비만 줄잡아 200억 달러를 웃돌고 있어 새로운 수출 총아로서의 자리매김까지 기대될 정도다.


 이른바 ‘오일 머니’로 불리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해외건설 수주가 올 들어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로 급격히 줄어드는 등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 원전이 이를 대체할 활로를 열어가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요르단은 오는 2017년까지 2000~3000M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전과 아레바(프랑스)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형 원전이 1400MW급인 만큼 1~2기를 지어야하는 규모이며 1기만 건설하더라도 사업비는 50억 달러에 달한다. 요르단이 한 곳과 수의계약을 할지, 경쟁 입찰에 부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한국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UAE가 계획 중인 원전사업은 더 규모가 크다. 2017년까지 5000~6000MW 규모로 짓겠다는 것으로 한국형 원전 3~4기에 해당되며 사업비만 무려 140억~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UAE는 7월까지 2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이 가운데 한 곳을 9월께 최종사업자로 확정할 계획이다. 입찰사전자격심사(PQ)에 참여한 한전은 5월 중 나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 여건을 따져보면 요르단의 경우 국왕이 직접 방한 한 바 있고 실제 우리 측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어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으나 UAE는 경쟁력에 의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경쟁력과 관련해 한국 원자력 발전의 강점을 조명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원전 설계· 건설· 유지· 운영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축적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무려 30년간 지속적인 원전 건설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07년 3세대 원전인 ‘APR1400 신형가압수로’를 자체 개발해 신고리 3,4호기 설치공사에 착수하고 국내 첫 원전으로 30년 수명이 다한 고리 1호기의 10년 연장 가동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사를 통과한 사실 등이 이를 웅변해 준다.

 

특히 3세대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을 응용해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세계 5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수출에서는 안타깝게도 주변기기에 그쳤다.


 지구온난화 시대에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생산비가 저렴한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다. 더욱이 이산화탄소 규제에 소극적이었던 조지 W 부시 정권과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앞으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출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런 밝은 시장성에 더해 경쟁력 면에서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에 역량을 계속 키워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은 원전사고 여파로 1980년대 이후 신규건설을 사실상 중단했다가 최근에야 위스팅하우스가 중국에서, 그리고 프랑스의 아레바가 핀란드에서 재개한 열악한 실정이다.


 따라서 세계 5대 원전 설계국가에다 운영 유지 기술까지 뛰어난 한국은 원전수출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것이다. 사실 원전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고 시장규모 역시 크다는 점에서 민관의 협력이 절대로 중요한 사업이다.

 

원전플랜트 사업에 참여할 국내 기업들의 ‘라인업’이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 세 번째로 3세대 원전 보유를 눈앞에 두고 있고 4세대 원전까지 개발 중인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잘 활용한다면 원전은 새로운 수출 효자산업으로 각광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