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건설 확대해야 할 때다”
“원자력발전 건설 확대해야 할 때다”
  • 국토일보
  • 승인 2008.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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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 하 방 두산중공업 전무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시민들은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사두기 위해 주유소로 몰려들었다. 학교는 조기방학에 들어갔고, 전기료는 40%까지 뛰었다.


세계경제는 극심한 불황과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졌다. 이후 1978년 말에 불어 닥친 제2차 석유파동의 피해는 더 컸다. 도매물가 상승률이 30%대를 기록했으며, 70년대 내내 성장기조를 유지하던 경제성장률은 1980년에는 -5.7%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100불을 넘어선 현 시점에 우리의 에너지 수급은 비상이 걸렸다. 정부에서는 에너지 위기상황에 따른 대응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만약 유가가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고 또 다시 석유파동이 온다면 전력제한송전이나 석유배급제 등 특단의 대책이 실시될 수도 있다.


이처럼 끝없이 치솟는 고유가 행진으로 인해 세계 각국은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원자력은 유가와 달리 국제 가격 변동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가장 안정적인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발전원가 중 연료비(우라늄) 비중이 19%로, 유연탄(60%)이나 중유(75%), LNG(76)보다 현저히 낮다. 우라늄 가격이 100% 상승하더라도 발전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지 2.5% 수준이다.


원자력 발전과 화석연료 발전시 필요한 연료량을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100만kW급 발전소를 1년 동안 운전할 때 LNG는 110만t, 석유는 150만t, 유연탄은 220만t이 필요한데 원자력발전은 농축우라늄 30t이면 된다.


실제로 제1차 석유파동 당시 전세계에서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는 147기로 세계 에너지 소비의 0.8%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는 세계에 분포해 있는 원전이 총 434기로 세계 전력 생산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소비량은 세계 7위임에도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도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원자력 발전밖에 없다.


대체 에너지인 바이오 연료나 풍력, 태양광 발전은 실용화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고 가까운 장래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두차례 석유파동을 겪은후 우리나라에도 원자력발전소가 크게 늘어 지금은 20기의 원자로에서 국내 전체 발전량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은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다. 국내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업종의 제조경비 중 전기요금 비중은 최소 11.4%에서 22.8%에 이른다.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발전은 그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의 안정기조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만약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을 중유로 대체한다면 연간 5조1천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전기요금은 32.7%가 인상된다.


우리나라는 2016년까지 8기의 추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최소 15~17% 수준의 설비예비율이 요구된다.


원자력 발전소가 계획대로 건설되지 않으면 2013년 이후 설비예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전력 산업의 효율성 강화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국내 에너지수입액의 0.6%로 전력의 40%를 공급하는 준국산에너지로서 국내 에너지안보에 크게 기여하는 원자력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 진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