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여권 환경산하기관장 사퇴압박 '구설수'
구여권 환경산하기관장 사퇴압박 '구설수'
  • 선병규 기자
  • 승인 2008.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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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강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사퇴종용 받아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문정호 기획조정실장이 구 여권인사로 분류되는 환경부 산하기관장에게 직접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가 되고 있다.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환경부 기자실을 찾아 “총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만나자고 연락이 와 서울시내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면서 “이 장관이 ‘보건복지부 등이 일괄사표 낸 사실 모르느냐. 환경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새 이사장 선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임기를 보장하겠다"며 사퇴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사퇴종용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문정호 기획조정실장이 박 이사장을 찾아와 총선 전 사표 제출을 통보했다고 박 이사장은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문 실장이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저쪽에서 사표를 받으라고 한 것이라며 미안해 했다”면서 “청와대라는 표현은 못하고 ‘저쪽’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이 문실장에게 사퇴를 압박받을 무렵 공단은 환경부로부터 감사를 받는 중이었고, 공단 내부에서는 이사장이 사표제출을 하지 않아 공단이 감사 곤혹을 치루고 있다는 후문이 자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환경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사장이 조직에 피해를 준다는 ‘고문’에 더 이상 견딜수 없었다. 차라리 나를 직접 감사하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환경부는 박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정기 감사를 진행했을 뿐 사퇴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겨레신문사 창간위원 출신인 박 이사장은 사회부 국장대우를 지낸 뒤 2004년 퇴사해 200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사를 거쳐 2006년 7월부터 이사장을 맡았으며 임기는 내년 7월까지이다.

 

환경부 내 산하기관장 중 구 여권인사로 통하는 인사는 박 이사장을 포함해 3명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조직관리실장 출신인 손주석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중순 사의를 표명했고, 노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 출신인 장준영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조만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