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47>폴크스바겐
[안동유의 세상만사]<47>폴크스바겐
  • 국토일보
  • 승인 2015.10.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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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부지점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지점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부지점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부지점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부지점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폴크스바겐

딱정벌레 차란 애칭으로 불리는 독일의 국민차를 생산하던 회사가 폴크스바겐이다. 차가 많지 않던 시절 더구나 외제차가 귀하던 시절 취미로 이런 차를 모으고 애지중지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발전하면서 중고차 수출이 많아져 동남아나 몽골 등 중앙아시아 쪽으로 가면 한글 그대로 달고 다니는 버스도 보이고 감회가 새로울 때가 많다.

약간의 당혹감과 뿌듯함, 우스움. 뭐 이런 감정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아마 독일 사람들이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보면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냥 굴러 다니는 싸구려 중고차를 신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했을 터다.

그런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이 이번에 일을 저질렀다. 전 세계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다. 일은 미국서 시작됐다. 매연 저감 장치를 조작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미국이란 사회를 알면 충분히 이해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액을 벌과금으로 내야 한다. 손해 배상 또한 만만찮다.

뭐 우리나라선 그냥 찻잔 속의 태풍정도로 여기지만….

우리나라선 경제 범죄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만 서구선 어마어마한 금액의 벌금으로 회사가 거덜나기도 한다.

평소 지론이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란 것이다. 진실은 최고의 무기이다.

과거 최재원의 양심 추적이란 TV 프로그램에서 지방세를 떼어먹은 사람들을 찾아 세금을 추징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그걸 보면서 참 한심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라의 돈을 떼어먹는 사람들이나 그들을 그렇게 내버려두는 관공서나.

나라의 돈을 어떻게 떼어먹는다는 얄팍한 생각은 결국 나라에 적금을 들어 주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가난해서 조금씩 모아서 한꺼번에 돌려 주는가?

참 어리석기 그지없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린다고 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 어떻게든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지만 자기의 책임이 없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쓸 때는 달콤한 사탕발림이지만 실상 그런 돈이 크게 살림에 보탬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공돈처럼 흥청망청 쓰다가 제대로 걸려 다 토해 놓으면 알진 돈을 뱉어내야 한다.

개인이 회사돈을 횡령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때야 좋지만 주변 눈치 보고 무마하느라 빼돌린 돈은 흐지부지 없어지게 마련이다.

요즘 진실경영이니 양심경영이니 하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원래 경영을 잘하는 사업가는 투명하고 정직하게 경영한다.

우리가 잘 아는 유한그룹은 우리 기업사에 드문 제대로 된 회사였다. 그 유한의 고유일한 회장이 회고록에서 이런 일을 소개했다.

어떤 중국인이(아마 해방전일 것이다.) 식당 장사를 하는데 입구는 좁고 허름하게 해 놓고 들어가면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까닭을 물었다고 한다. 그 중국인은 입구를 크게 해 놓으면 세금을 많이 물려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거기서 유일한 회장은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기업이 있는 한 그 나라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탈세가 당연시되던 과거의 우리 기업 역사에서 정직하고 투명하게 경영한 몇 안되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적당히 탈세하니 바위성금이란 명목으로 준조세를 걷어가고 정치자금으로 이용하기도 했던 시절 정정당당히 세금을 내고 떳떳이 사업을 했다.

이제 세월이 지나서 우리도 많이 투명해졌지만 이번 폴크스바겐 사태를 보며 새삼 생각이 든다. 비록 더디가고 힘들어도 정도를 걷는 것이 결국 이익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진실이 가장 무서운 칼이다. 다만 칼은 때론 스스로를 베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