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환노위, ‘설악산 케이블카 공방’ 일관 속빈강정 국감
[전문기자리뷰]환노위, ‘설악산 케이블카 공방’ 일관 속빈강정 국감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5.10.08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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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국감 온데간데 없고 여야 정쟁 일삼다 국감 끝나

[전분기자리뷰=선병규] 올 환경국감은 첫날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공방으로 포문을 열더니 국감 마지막날도 결국 설악산 케이블카로 끝났다.”

국정감사 기간이 되면 수감기관인 중앙부처와 소속된 산하기관들은 일년중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올해 환경분야 국감은 국회 환노위 여야간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공방이 1/3을 차지한 결과, 감흥도 눈길도 끌지 못한 지리한 ‘속빈 강정 국감’이었고, 이는 민생을 외면한 여야 정쟁에 치우친 국감이였다는 곱지않은 평가다.

환노위의 새민련, 정의당 의원들은 “지난 8월 정부가 승인한 케이블카 사업안이 경제성 분석을 조작했을 뿐만 아니라 심의·의결 절차에 하자가 발견돼 불법·무효”라고 총공세를 펼치며 사업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과 유사한 이른바 ‘4대산’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줬다.

이에 맞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라는 논리로 맞받아치며 맞불 공방을 국감 내내 벌였다.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환경부 12개 산하기관 국감무대에서는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이 단독 주연배우처럼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케이블카 설치승인 업무와 관련된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상대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공세가 박 이사장에게만 쏟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환경국감은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이 11개 산하기관을 살려줬다.  박 이사장의 덕을 본 다른 기관장들은 추석에 떡좀 돌려야 할 것 같다”는 농담까지 흘러나왔다.

국감전날 예상질의 리허설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준비했던 11개 기관장들은 구색맞추기식으로 배석한 것 아니냐는 혹평도 있다.

물론 정치에서 여야간 공방전은 기본 숙명이다. 정권을 비호하고 공격하는 것도 다 때가 있다.

국감은 중앙부처와 산하기관들이 국민의 혈세를 정책에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정책 성과가 국민의 삶과 복지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등을 검증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큰 권한이자 책무다.

당장 내년 환경부 예산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하수도사업 예산이 8%나 급감, 편성됐다. 이는 곧 환경산업의 큰 구심점인 수질사업분야가 붕괴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시그널이다.

나아가 기술검증도 안된 로비력만 앞세운 일부 업체들은 지자체와 결탁해 환경분야 국고보조금을 자기들 쌈짓돈 처럼 마음껏 획책하고 있다.

이처럼 국감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안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설악산 케이블카 테마를 앞세워 근 한달간의 국감이 훅 지나갔다.

날카로운 송곳질의와 대안을 확실히 제시하는 국민을 위한 정책국감을 기대한 것은 올해도 역시 무리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