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46>4대 발명과 IT, 그리고 자유
[안동유의 세상만사]<46>4대 발명과 IT, 그리고 자유
  • 국토일보
  • 승인 2015.10.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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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부지점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지점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부지점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부지점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부지점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4대 발명과 IT, 그리고 자유

세계 3대 발명 하면 화약, 나침반, 인쇄술을 말한다. 거기다 제지술을 더하면 4대 발명이 된다.

공통점은 모두 동양에서 발명된 것이다. 또하나의 공통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 더 발전하여 동양으로 역수입된 것이란 점이다.

서양에서 중세 기사들이 중무장에 치중하며 마상경기로 로맨틱한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을 때 동양은 화약으로 무기를 만들어 전쟁에 이용했고 나아가 징기스칸을 통해 세계정복의 도구로 썼다.

귀신을 쫓는 폭죽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던 것이 그 폭발력으로 무기로 쓰이게 됐고 몽골 기마병에 의해 세계로 퍼지고 우리나라도 최무선을 통해 왜구와 전투에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폭발력으로 추진력을 얻는 수준의 미미한 이용단계에서 지금의 놀라운 화력으로 발전한 것은 전혀 서양의 공이다.

활에 화약을 장착해 한번에 많은 화살을 쏘던 우리의 신기전은 여진족을 벌벌 떨게하던 첨단 무기였다. 총통을 만들어 구슬을 쏘던 천지현황 각 총통도 당시로선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활을 완전히 제압하는 수준은 못되었다. 우리의 장군전이나 태국 산악지역의 화약 축제에 쓰이는 발사체를 보면 수백년 전의 모습이 꼭 지금의 미사일처럼 생긴 걸 알 수 있다. 놀라울 정도로 현대의 무기와 모양이 닮았다.

공기의 흐름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그런 모습을 띌 수 밖에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세동점의 원인이 되었던 총포의 발달은 온전히 서양의 몫이었다. 비단 화약 뿐만 아니라 앞에서 든 나침반, 인쇄술, 제지술도 마찬가지다.

지관들이 풍수에나 쓰던 나침반을 받아들인 서양은 빛나는 대항해시대를 열 수 있었다.

양피지나 파피루스에 필사하던 서양인들이 종이에 인쇄하게 됨으로써 지식을 폭발적으로 전파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기도 했다.

왤까? 여러가지의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흔히 서양이 동양을 압도하고 세계를 정복한 건 수학의 힘이라고들 한다. 맞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자.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서양엔 자유의 전통이 있었다. 중세가 열리기 전 게르만의 전사들은 무장한 자유회의에서 마음껏 토론을 했다.

물론 왕이나 족장의 권위는 인정됐으나 스스로 무장한 전사들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었고 그런 힘을 바탕으로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보면 그런 전통이 살아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지키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무장해 투쟁했던 것이다. 반면 동양은 지배자의 통치철학에 철저히 복종해야 했다.

그런 자유의 차이가 4대 발명의 열매를 서양에 안겨 준 원동력이 된 것이다. 자유는 창의성을 만든다.

중국을 비롯한 동양은 발명은 하지만 마음껏 활용해 발전시킬 재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완고한 사회였다. 전통과 권위에 얽매여 정통을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니 발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랜 세월 변화가 어려웠다. 수많은 나라로 쪼개져 있던 유럽은 사실 큰 하나의 세계였다.

이웃 란트(나라)로 여행하는 것이 동양에 비해 더 자유로웠고 문물의 교류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서로 경쟁하듯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흉내내는 것이 비교적 자유로워 금방 문물이 전파되고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비단 지난 역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IT 세상에 빨리 적응한 한국의 많은 발명들이 사장되고 서양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빌게이츠가 극찬한 엠피3나 친구찾기 등 원조 콘텐츠들이 서양의 것에 자리를 내주고 몰락하고 있다. 규제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삽들고 중동으로 가라고 하는 인식의 한계를 벗고 맘껏 상상하고 뛰놀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라.

모처럼 잡은 IT 강국의 기회를 4대 발명처럼 사장시킬 순 없다. 역사가 웅변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