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203>과학사랑 - 인천대교에서
[詩가 있는 풍경]<203>과학사랑 - 인천대교에서
  • 국토일보
  • 승인 2015.10.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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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봉현님의 시집 ‘아랑-그대 의연한 혼령’을 연재합니다

 
■ 詩가 있는 풍경
송봉현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이사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부 국장, 한국기술사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건설엔지니어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과학사랑 - 인천대교에서

우리가 일찍이
과학을 사랑하고
기술을 펼쳤더라면
총 한 자루 없이 일본에 쫓겨
만주 벌 눈보라 속에 목 놓아 울며 죽지 않았을 거다
위안부로 끌려가 강요된 치욕에 몸서리치지 않았을 거다
명성황후 잔혹한 죽임, 불태움 당하지 않았을 거다
분단의 골병으로 뒤척이고 있지 않을 거다

팔백 미터 크게 벌인 교각 사이 오가는 왕 화물선
거기 솟아오르는 우리들 긍지도 실렸으리
이백삼십 미터 주탑(柱塔), 기술이 혼 배인
인천대교 상판에 서니
상큼한 바람, 가을 햇살에 꿈을 꾸듯
아름다움 채워 그리움 피어오르고
웅장함에 갇혀 달뜬 기분에
어깨 펴고 우쭐하여
목마르게 되뇌던 과학입국 기술강국 돌아본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조상들은
우아한 걸음과 여유로운 가슴으로
지성을 담아 금수강산 노래했지만
영민한 백성들
과학기술과 접목하는 시책 워낙 늦었고

시방도
겨레 위상 드높이며 백성 삶 돋워 선진국으로 견인하는
과학기술인들의 열정과 눈부신 열매를
정녕 망각하고 사는 건 아닌지
옷깃 여미고 짚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