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세계 수준 연구소 만들 것"
"레미콘 세계 수준 연구소 만들 것"
  • 강완협 기자
  • 승인 200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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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주) 기술연구소 류득현 상무

지난해 콘크리트 기술 업계 첫 대통령 표창

기술·연구능력 국내 최고수준···성장 원동력

고품질 확보위해 설비증설 조건 등 완화해야

 

“레미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술연구소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해 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린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에서 업계에서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유진기업 기술연구소 류득현 상무(사진)는 연구소를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유진기업은 레미콘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업계 1위는 물론 아시아 최대 콘크리트 단일기업으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94년 업계에서는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레미콘 업계는 만들기만 해도 팔리는 그래서 관리라는 개념이 부족해 제품에 대한 경쟁력 평가가 힘든 상황이었다.

이 시기에 기술연구소를 열었을 때 업계에서는 호기심어린 시선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후발주자임에도 업계 1위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이는 레미콘 업계의 기술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됐다.

유진기업은 업계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본보는 레미콘분야의 국내 기술력과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유진기업 기술연구소 류득현 상무(소장)을 만나 기술력의 비결과 당면 현안들에 대해 들어봤다.

 

- 콘크리트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으셨는데...

▲ 레미콘이라는 산업에 종사한 지 20여년 동안 오로지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우리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 뿐인데 오히려 관련 산업계의 기술 발전 유공자로 대통령표창까지 수상하게 되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또 한편으론 더욱 분발하라는 주변의 질책을 받는 것 같아서 부끄럽습니다.

대통령표창은 저 개인의 수상이 아닌 저를 도와 준 작게는 우리 연구소 직원과 넓게는 유진이라는 공동체가 수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는 단순히 대통령표창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레미콘 산업이 건설시장의 건축재료산업이라는 의미를 벗어나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기술연구소를 만들었는데 계기는…

▲ 우리 회사가 기술연구소 문을 열 당시인 94년에만 하더라도 레미콘은 단순 원재료 내지는 제품위주였습니다. 또 시멘트 등 관련산업에 비해 맨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했고, 품질개선 설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레미콘의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개선?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없을 까 고민 끝에 연구소를 만들게 됐습니다.

 

- 기술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잠깐 한다면…

▲ 지난 1994년 문을 연 연구소는 현재 박사 2명, 석사 9명, 학사 5명 등 총 1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자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레미콘 및 아스콘 제품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품질개선, 성능개선, 신제품 개발 등을 목표로 다양한 소재 발굴, 개발 및 사용 방법에 대한 전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유진기업의 기술연구소는 기술력과 연구능력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 우리 연구소는 항상 실무 위주의 연구 및 적용 가능한 연구의 적극 도입으로 업무 수행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담당 업무에 대한 적극적이고 과감한 도전자세를 항상 몸에 베이도록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실시했고, 이러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기반하에 다양한 시각을 갖고 개인별 업무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도 오늘날의 결실을 맺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우리 연구소가 가진 장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설사 및 관련기업들의 연구소 운영은 현장과 분리된 연구소 부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현장에서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처 및 자세한 현황파악이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진 기술연구소는 레미콘 분야의 연구소로서 레미콘 현장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해 현장과 가까이 위치,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들의 즉각적인 현장 실무 적용이나 현장에서 품질개선 요청 사항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는 결국 콘크리트 분야의 현장 실무 기술력이 동종업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 레미콘업계 후발주자인데도 불구하고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원동력은?

▲ 무엇보다도 기업문화에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유경선 회장님께서는 철인3종경기 연맹회장을 맡고 계신데, 극한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의 비축을 항상 강조합니다. 이것이 기업 문화에 녹아 들어 전임직원이 고난과 역경앞에서도 돌파구를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문화가 형성됐습니다. 여기에 직원 개개인에 무한한 자신감과 동기 부여가 결국 회사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건설업계가 초고강도 콘크리트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유진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초고강도의 제조는 원자재, 제조 설비, 배합설계 등 한 두가지 요인이 아닌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합니다. 최근 들어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150MPa 이상의 초고강도 콘크리트 제조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와 기술 홍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진에서도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상용화를 목적으로 건설사, 원자재 제조사 등과 공동으로 200MPa 이상의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을 추진중에 있으며, 200MPa 개발은 단순 연구 수준을 벗어나 상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200MPa를 상회하는 상상을 초월한 초고강도 영역까지 기술개발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 현재 업계가 당면한 현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 내부적으로는 경기위축으로 인한 과다 출혈 경쟁이 심화돼 자칫 품질저하의 우려가 있습니다. 3D업종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효율적 인력관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레미콘이 골재(모래, 자갈)가 60~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안의 모래채취 한계로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품질 하락의 우려가 높습니다. 자갈 역시 쇄석채취 허가가 어려워 공사현장에서 나온 발파석을 이용함으로써 품질의 안정화가 어렵습니다. 국가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굳이 언급하자면 골재 수급과 고품질 생산이 가능토록 설비증설 조건을 완화했으면 합니다. 고품질 콘크리트 생산을 위해서는 골재 품질이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골재 수급난으로 품질 확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고품질?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저장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 증설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허가조건 등이 까다로워 증설이 힘든 상황입니다. 품질개선을 위한 증설이라면 어느 정도 허가에 대한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현재 우리 연구소는 레미콘 및 아스콘이라는 건설소재 산업을 대상으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연구소의 활동 영역을 넓혀 종합 건설기술연구소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싶습니다. 이는 저희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전문종합건설그룹이란 기업비전과 일치합니다. 또한 국내 건설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로 영역을 확대해 레미콘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 문화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